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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특별사면] 최태원 회장 향후 행보는

무너진 글로벌네트워크 재건 주력

ICT 등 사업구조 개편도 서두를듯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012년 6월 SK하이닉스의 청주 M12라인 준공식에서 위기를 기회로 삼자고 역설하고 있다. /서울경제DB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14일 새벽 출소함에 따라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 회장은 주말까지 휴식을 취한 뒤 이르면 다음주 출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별사면뿐만 아니라 자격정지에 대한 복권까지 이뤄져 계열사 등기이사에 취임하는 데는 걸림돌이 없지만 당분간 사내이사는 맡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신 최 회장은 대형 투자 결정 등 그동안 미뤄졌던 그룹 각사의 현안 해결에 집중하면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을 구상하는 데 열중할 것이라고 SK그룹 측은 전했다.

최 회장이 사업구조 개편 등 경영혁신 분야에서 어떤 아이디어를 내놓을지도 이목이 집중된다.

최 회장은 지난 2003년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돼 같은 해 7개월 만에 복귀한 뒤에도 지배구조 개선과 사업구조 개편을 담은 '뉴SK'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2003년 소버린 사태로 그룹이 휘청거리는 위기를 맞았지만 최 회장은 오히려 사외이사 비중 높이기, 이사회 중심 경영 등 총수 개인이 아닌 시스템이 경영하는 체제를 강화해 투명성을 높였다. 이를 바탕으로 2007년에는 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외부의 경영권 공격 가능성을 차단했다.

내수 위주의 사업구조를 개편해 수출 비중을 높여나가는 전략도 최 회장의 작품이다. 2005년 중국 항저우에서 그룹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열고 "수출과 해외 현지법인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70%를 넘어야 한다"는 목표를 직접 제시했다. 이후 SK그룹은 글로벌화를 가속화해 정유·화학·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수출을 대거 늘렸고 현재는 수출 비중이 70%를 넘는다.



아울러 최 회장은 '중국을 또 하나의 내수시장으로 본다' 'SK차이나는 진짜로 중국 기업이 돼야 한다'는 기본 개념을 담은 이른바 '차이나 인사이더(China insider)' 전략을 제시하고 2006년에만 중국 출장을 여섯 차례 다녀왔다.

옛 SK에너지를 SK이노베이션의 4사 체제로 개편해 정유와 화학·윤활유 사업을 각각 전문화·수출 사업화하고 SK텔레콤과 SK플래닛을 분사해 정보통신 서비스와 콘텐츠 사업을 전문화한 것도 최 회장의 구상에서 나왔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이번에도 대대적인 경영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SK C&C와 SK㈜ 합병을 통해 '옥상옥' 구조를 해소한 후속조치로 에너지·화학 사업 구조개선, 정보통신기술(ICT) 개편 등을 서두를 것으로 관측된다. 화공플랜트 산업의 세계적인 부진에 따라 어려움에 빠진 SK건설을 살려내는 묘안도 최 회장이 내야 한다.

아울러 최 회장은 무너진 글로벌 네트워크를 재건하는 데도 힘을 기울일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그간 만나지 못한 해외 기업인과 정부 인사들을 접촉할 예정이다. 해외 유수 기업 및 정부와 협력해 사업 기회를 넓히는 것이 SK의 주된 성장전략이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그룹 내부뿐만 아니라 국민에 대해서도 일종의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메시지에는 당분간 자숙하면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힘쓸 것이라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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