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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금산분리 빼고 금융규제 다풀겠다"

'대선공약 제외한 금융빅뱅' 6월에 드라이브 예고

"이대론 금융권 고액연봉 못받아… 해외로 눈돌려야"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선공약인 금산분리만 빼고는 다 풀겠다"고 말했다. 최 경제부총리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금융권 보신주의의 문제점,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한 해외시장 진출의 필요성 등을 강조하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금융·산업자본의 상호 소유·지배 제한 원칙을 제외한 사실상 나머지 규제를 다 풀 정도의 고강도 금융 구조개혁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정부는 4대 구조개혁의 핵심인 노동시장 개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금융·공공 개혁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오는 6월 발표할 예정인 2단계 금융 구조개혁안이 IMF 외환위기 직후 금융 개혁에 버금가는 '빅뱅'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최 경제부총리는 미국 워싱턴 출국 직전에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은행권은 여전히 대출 위주의 영업을 하고 보험사는 손쉬운 채권 투자만 한다"며 금융권의 보신주의를 질타했다. 그는 이어 "의무저축(연금 등 안전자산) 비중이 높아 문제"라며 "자발적 저축(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늘리고 (금융권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의 소비여력을 제한할 정도로 막대한 의무저축 자산이 금융권으로 유입되고 있지만 관행에 안주한 보수적 운영으로 수익률이 떨어지고 경제기여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국내총생산(GDP)에서 금융 및 보험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4%로 10년째 5~6%대의 벽에 갇혀 있다. 지난 2000년에는 5.8%, 2003년에는 7%가 넘었던 점을 고려하면 '덫'에 걸려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최 경제부총리는 "금융권이 지금 같은 식이라면 앞으로는 수년 내 돈을 많이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예대마진 추구 등 안전한 먹거리에만 안주해서는 고액 연봉은 물론 금융산업의 미래도 보장할 수 없다는 얘기다. 금산분리만 빼고 (금융규제를) 다 풀겠다는 발언은 이 과정에서 나왔다. 정부가 과감한 규제개선으로 시장의 문을 활짝 열어줄 테니 금융권도 우물 안에서 벗어나 새로운 먹거리를 개발하고 해외로 적극 진출해 수익원을 창출하고 부가가치를 키우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물론 최 경제부총리가 금융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지난달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취임한 후 금융 구조개혁의 고삐를 바짝 죄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개혁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6월 '경쟁제한 규제 개선 등을 위한 2단계 규제개혁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핀테크·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은행·증권·보험 칸막이 완화, 전자금융법 전면 재정비 △모험자본 활성화 및 정책금융 효율화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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