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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포커스] 선거로 본 월드컵 4강國

지난 여름 한반도와 일본 열도를 뜨겁게 달궜던 월드컵 경기에서 4강에 진출한 한국과 브라질ㆍ독일ㆍ터키의 공통점은 공교롭게도 연말에 선거를 치렀거나, 치를 예정이라는 점이다.독일은 지난 9월, 브라질은 10월, 터키는 이달초 총선 또는 대선을 치렀고, 한국은 12월에 대선이 예정돼 있다. 월드컵 4강 중 앞서 치른 3개국의 선거 내용을 통해 한국의 선거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우승국 브라질에선 지난달 대선을 앞두고 노동당의 루이스 이냐시오 룰라 다 실바 후보가 노동자와 빈민을 지지기본으로 하는 좌익 정부를 수립할 것을 두려워, 국제자본이 대거 이탈함으로써 현지 헤알화가 급락하고, 국채 금리가 급등했다. 터키의 경우 의회가 뷜렌트 에비체트 총리의 내각을 와해시키기 위해 조기 총선을 실시하자 에비체트 총리가 케말 데르비스 재무장관을 해임하면서 경제 불안이 가중됐다. 이머징 마켓의 범주에 포함돼 있는 두 나라는 선거를 앞두고 경제가 극도의 혼돈에 빠져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선거 결과로 브라질에서는 국제 금융자본이 기피하는 좌파 정권이 들어섰고, 터키에서는 미국이 떨떠름해하는 이슬람 정당이 집권했지만, 두 정부는 모두 IMF 빚에 걸려 미국을 따라야 할 입장에 있다. 이에 비해 선진국 독일은 실업률이 10%를 넘어서는 장기 침체에 허우적거리는데도 경제 이슈보다는 이라크 공격 참여 여부가 핫이슈로 제기됐다. 게하르트 슈뢰더의 사민당 정부가 정권을 유지했지만, 선거 기간에 각료 한 사람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하는 바람에 아직도 미국과 냉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제 월드컵 4강중 한국이 선거를 치를 차례다. 다행스런 점은 한국에선 브라질과 터키에서처럼 정치권의 혼란이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뉴욕 월가 투자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대선이 끝날때까지 한국 투자여부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한다. 아직도 후보자들의 상대방을 깎아 내리는데 치중할 뿐, 경제 정책에 대한 장기 비전을 제시하지 않고 있고, 대북한 문제에 대한 불투명성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월드컵 4강을 선거라는 관점에서 비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다른 3개국의 선거를 볼 때 정쟁이 경제 혼란으로 이어졌고, 선거 운동 기간의 실수로 우방국과의 틈이 벌어졌다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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