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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필] ‘머니’여 안녕

요즘 신문은 별쇄판(섹션)의 표제에서 새로운 유행을 타고 있다. 너도 나도 돈, 돈, 돈이다. 우리말의 돈이나 금융이 아니라 영문의 MONEY(머니)를 별쇄판 표제로 올린 신문이 여럿 나왔다. 『돈이란 좋은 것이여』정도가 아니라 『머니란 영원한 가치여』소리치는 세태를 보여준다. 신문은 매일 돌연변이를 일으킨 기업풍속, 떼돈을 번 주인공을 소개한다.『우리사주 억(億)’과 ‘악’』이라고 제목을 단 기사가 보인다. 우리사주를 받은 어느 텔레콤 회사 직원들은 주가가 크게 올라 단번에 1억원 이상씩 거머쥐었기 때문에 여직원을 향한 구혼열기가 뜨겁게 일고 있다는 내용이 따른다. 『김대리 출근 안했어?』『벤처로 갔대요』 벤처기업의 창업이 유행하자 떠나는 인재를 잡느라 골머리를 앓는다는 대기업 분위기를 묘사한 기사 제목이다. 인터넷 신화는 계속된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에 이어 미국 인터넷 동영상기술 전문회사의 30대 회장이 7000억원의 거부로 태어났다. 한국 코스닥 시장에서도 「왕대박」은 터진다. 『24억원으로 1000억원을 벌다. 수익률 4000%대』가상소설에서나 가능할법한 수익률을 올린 여성 재테크 사업가가증권시장의 화재가 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가 만들어낸 가장 음산한 그림자는 중산층의 몰락이다. 한국의 분배구조는 상위 소수가 부의 대부분을 점유하는 20대 80의 양극화 구조로 되고 있다는 경고는 불길하다. 그대신 우리사주와 벤처기업,주식매입 선택권(스톡옵션)으로 햇볕을 받으며 떠오르는 새로운 계층이 있다. 회사의 주주이면서 노동자이기도 한 이 사람들한테는 이른바 「자본가형 노동자」라는 이름이 붙는다. 주가가 급등하여 억대를 받는 연봉자가 생기고 벤처기업가는 창업한 지 몇년 만에 수백억 수천억의 재산가가 된다. 벤처기업가는 우상이 되고 억대 연봉자는 스타가 되는 현실이다. 그러나 주가 1000시대의 투기장같은 환호는 실패와 비탄을 보지 못한다. 세기 말의 「머니 광풍」은 길조가 아닌 것 같다. 머니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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