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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이어 또 물가 부채질" 우려

■ 원·달러 환율 1,054원…2년10개월만에 최고<br>수입물가 올려 시차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 줘<br>日·유럽통화도 동반 약세…수출에도 도움안돼<br>내수부진 가속화·투자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


원ㆍ달러 환율이 연일 상승하며 고유가에 이어 물가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환율상승은 소비자물가 상승과 내수부진 가속화, 투자위축으로 이어져 한국경제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다. 또 원화만 ‘나 홀로 약세’를 보이는 게 아니라 유로화ㆍ엔화 등도 동반 절하돼 수출경쟁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5원60전 오른 1,054원9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05년 10월 25일의 1,055원 이후 2년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환당국이 최근의 환율상승을 달러화 강세에 따른 글로벌 현상으로 보고 한달 전의 강도 높은 개입이 아니라 상승속도만 조절하는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시장에 퍼져 있기 때문이다. 또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 정유사의 달러 결제 수요 등도 환율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홍승모 신한은행 차장은 “정부의 매도개입이 없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장 후반에 매수세가 본격적으로 가세, 환율을 끌어올렸다”며 “이 추세라면 22일 중 장중 연고점(1,057원30전)을 넘어설 가능성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환율상승세가 최근 국제유가 하락으로 한숨을 돌렸던 물가를 다시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원화약세는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실제 7월 수입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0.6% 올랐지만 환율변동 효과가 제거된 계약통화기준(외화표시 수입가격)으로 따지면 34.1% 상승해 원화 기준 상승률보다 16.5%포인트나 낮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ㆍ달러 환율이 1%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0.07%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과거 원화약세 때와 달리 최근 환율상승은 수출에 크게 기여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국인 유럽ㆍ일본 통화 등도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달러화 강세가 유럽 등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기침체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도 큰 폭의 수출증가를 기대하기 어렵게 한다. 환율상승은 투자회복에도 부정적이다. 투자에서 수입자본재 비중이 50%를 넘어선 만큼 환율이 오르면 자본재 수입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위축된 투자가 더 쪼그라들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한은에 따르면 건설ㆍ설비ㆍ무형고정투자를 합한 총고정자본의 전년 동기 대비 실질 증가율은 상반기에 0.5%로 거의 ‘제로’ 수준까지 추락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의 6.2%에 비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2001년의 -3.6% 이후 가장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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