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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럽 재정위기, EU통합 기본으로 돌아가는 계기될 것"

서울경제신문 창간 50주년 기념- 기 소르망 파리정치대 교수<br>나라재정 균형 무너지면 위기<br>亞국가들도 교훈으로 삼아야<br>한국, 국제사회 발언자격 충분<br>中 인플레·버블등 리스크 상존


"유럽은 이번 남유럽발 재정위기를 잘 극복해낼 것입니다. 오히려 이번 위기가 유로존 국가들이 유럽연합(EU) 통합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봅니다." 기 소르망 파리정치대 교수는 남유럽 재정위기로 유로존이 붕괴될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을 일축했다. 그는 유럽은 노령화와 장기침체ㆍ정치갈등 등으로 위기에 처해 있는 일본과는 분명히 다르다며 오히려 이번 위기가 유럽이 한데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강한 유로와 단일통화가 유지돼야 한다며 최근 유로화 약세가 반전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소르망 교수는 특히 이번 유럽의 위기가 '능력을 넘어선 과도한 복지국가 추구의 결과'라는 점에서 아시아 국가들에 의미심장한 교훈을 주고 있다며 국가 살림살이 규모를 줄이는 등 재정적인 균형을 맞춰가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에 글로벌 경제의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내놓을 충분한 자격이 있다"며 "오는 11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는 한 두 세대 만에 절대빈곤을 넘어 풍요를 이룬 한국적 경제개발 모델을 알리고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고 한국이 국제무대에 주역으로 나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소르망 교수에게 유럽위기ㆍ남북관계 등 50년을 뒤로 하고 100년을 바라보는 우리 경제의 변수와 위험요인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동아시아시대? 혁신이 필요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동아시아 지역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아시아 시대'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지난주에는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동북아 공동체에 대한 일정 부분의 합의도 이끌어냈습니다. ▦아시아 시대요? 어디까지가 아시아입니까. 인도도 포함되나요? 한중일이라면 누가 주도권을 가지는 동북아 시대인가요? 아시아 시대, 동북아 시대 등 지리적으로 묶는 카테고리는 19세기 민족주의의 유물일 뿐입니다. (기자의 휴대폰을 가리키며) 아이폰을 보죠. 아이폰에 들어가는 반도체 등은 한국에서 만듭니다. 케이스는 대만에서 만들죠. 하지만 디자인과 주요 원천기술은 미국 캘리포니아입니다. 물론 조립은 인건비가 싼 중국에서 이뤄집니다. 한 제품을 보더라도 아시아 시대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진정한 아시아 시대가 되기 위해서는 아시아 국가들의 혁신이 이뤄져야 합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만든 상품의 디자인을 다듬거나 서비스를 개선해 파는 단계를 넘어 혁신이 필요합니다. 북한은 중국의 야심을 위한 도구 -천안함 사태 이후 남북관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교수님은 최근 한국 언론의 기고에서 남북문제의 해법을 중국의 변화에서 찾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남북관계는 남한과 북한 양자 간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명확합니다. 일본도, 중국도 한반도의 통일을 원하지 않습니다. 일본은 한반도의 통일로 이웃에 경제ㆍ군사적 강대국이 탄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중국은 궁극적으로 아시아의 군주가 되고자 하는 장기적인 야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분단상황에 대해 중국은 이해조정자로 스스로를 국제사회에 부각시키면서 자국의 야심을 채우고 있습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에 문제를 일으키면 일으킬수록 사람들은 북한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유일한) 중재자로서 더욱더 중국의 역할을 기대하게 됩니다. 북한을 통해 중국의 국제적 위상이 올라가는 것이지요. 북한은 중국의 식민지입니다. 중국의 손바닥 위에 있을 뿐입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북한의 관여 정도를 중국이 몰랐을까요? 절대 아닙니다. 어느 정도까지 정보를 가지고 있었느냐는 확실하게 알 수 없지만 중국은 분명히 북한의 움직임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번 사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에 회부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한편 중국 내부에서 천안함 논의와 관련, 강온파 간의 의견이 엇갈린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천안함 사태 이후 중국 정부가 전통적인 강경노선, 즉 친북한파와 북한의 이러한 돌발행동이 지겹다는 세력으로 나뉘었다는 소문이 들립니다. 그러나 중국은 공산당 (일당) 정부입니다. 소문에 갈렸다고 해도 결국은 하나의 라인으로 의견이 통일됩니다. 중국의 야심에 북한은 필요하고 아직은 버릴 카드가 아닙니다. 유럽은 일본과 다르다. -유럽위기가 그리스를 넘어 스페인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지는 등 글로벌 위기로 전이되고 있습니다. 유럽 스스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요. 특히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높습니다. ▦민주주의에서는 경제적 균형을 맞추기가 힘듭니다. 재정위기는 정치적인 이슈, 즉 표를 의식한 과도한 복지정책 때문에 경제가 흔들린 결과입니다. 이러한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기 없는 정책이라도 밀어붙일 수 있는) 강한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복지예산을 줄였고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는 강한 리더십으로 정치와 경제의 균형을 찾았습니다. 유럽의 위기는 아시아 국가들에도 의미심장한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과도한 복지정책 등으로 커지고 있는) 국가의 살림살이 규모를 줄여야 합니다.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세금을 올린다면 상황은 더 악화됩니다. 세금을 올리면 민간투자가 줄어들며 성장이 없는 더 큰 위기를 맞게 됩니다. 문제는 성장입니다. 성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재정문제도 해결해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기업들이 창조적인 투자와 혁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유로존의 위기가 일본과 같이 장기화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대로 유로존이 붕괴되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강한 유로, 단일통화는 계속 유지돼야 합니다. 만약 이번 위기에서 그리스가 유로화가 아닌 예전 그리스 통화로 다시 돌아갔다면 그리스는 부채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됩니다. 빚이 갑자기 크게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정치적 통합은 어렵지만 단일통화 유지는 가능합니다. 저는 이번 위기가 유로존 국가들이 당초 EU 통합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봅니다. 우리가 세운 유로화 단일통화 유지를 위한 규율을 스스로 무시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교훈을 유럽 국가들이 배우면서 훌륭히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그리스에 고맙다고 어느 강연에서 얘기했습니다. 유럽은 일본과 다릅니다. 일본은 유럽과 달리 경제 외적인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과도한 노령화와 경기침체를 수용하며 변화를 거부하는 사회적 분위기 등은 경제환경의 변화와 개혁을 받아들이지를 못합니다. 일본은 유럽보다 상대적으로 빈부격차도 적습니다. 그러니 안정을 선호하지요. 그러나 유럽은 일본보다 젊습니다. 빈부격차도 큽니다. 빈부격차가 크면 사람들이 '뭔가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개혁의 모멘텀으로 작용합니다. -금융위기 상황에서는 통화를 약세로 유지해 수출을 늘려 위기를 극복하기도 합니다. 유로화를 약세로 이끌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통화를 약세로 이끌어 수출을 늘린다는 논리는 시장에 더 이상 먹히지 않습니다. 유럽국가들은 원유를 포함해 많은 상품들을 수입하고 이를 다시 가공해 판매합니다. 한국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유로화의 약세는 수입단가를 올리고 결국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상호의존적인 글로벌 경제에서 유로화의 평가절하는 득보다 실이 더 많습니다. 글로벌 불균형 해소를 위해 미국은 중국에 위안화 평가절상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불균형 해소를 위해 위안화 절상이 정답은 아닙니다. 중국의 3대 리스크 -중국 경제가 급격하게 성장하며 미국과 함께 주요2개국(G2)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의 전망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중국 경제는 근본적으로 세 가지 리스크를 안고 있습니다. 우선 사회적 불안으로 중국은 여전히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부패가 만연합니다. 쓰촨성 지진 이후 충칭시 건물 복구를 위한 돈은 당 간부의 주머니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중앙정부는 제재를 하지 못합니다. 지방이나 중앙이나 간부들이 바로 권력의 기반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마피아 패밀리처럼 가족주의로 끈끈하게 엮인 사이입니다. 이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반감이 상당합니다. 사회적 불안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인플레이션입니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결국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사적 투자와 기업가 정신을 해치고 생산 능력을 줄이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부동산 등 자산거품의 붕괴입니다. 중국 사람들은 여유자금의 대부분을 부동산 투자에 쏟고 있습니다. 따라서 부동산 버블이 터지면 이들의 자산의 한꺼번에 날아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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