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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려면 일단 그림 먼저 그려봐

그림으로 읽는 성공의 법칙 (박종하 지음, 피카소 펴냄)


눈을 지그시 감고 있는 한 여인과 한 남자가 키스를 나누고 있다. 이 그림을 두고 작가는 다소 엉뚱한 질문을 던진다. “저기 저 다정해 보이는 연인은 사랑해서 키스를 나누는 걸까, 아니면 키스를 하고 보니 사랑이 싹튼 걸까.” 성공을 위한 처세술에 웬 사랑 타령…. 작가의 말을 좀 더 들어보자. 그는 ‘학교에서는 사랑해야 키스하는 거라고 가르칠지 몰라도 현실은 꼭 그렇지 만은 않다’고 말한다. 아니 더 나가 현실은 반대일 때가 더 많다고 꼬집는다. 이쯤 되면 이른바 ‘선수’들은 무릎을 친다. 그래 맞아. 키스하고 나니 그대가 더 사랑스러워졌지. ‘달콤한 그대 입술’이라고. 작가는 이번엔 대뜸 ‘열심히 해야 성공하는 걸까, 아니면 성공하면 열심히 하게 되는 걸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독자들은 이제서야 고개를 끄덕인다. 작가가 “성공한 자신을 먼저 형상화 시켜야 성공이란 목표에 더 쉽게 이른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눈치챈 것이다. 이런 비유를 통해 자기 긍정의 힘을 기르게 되고, 이에 걸 맞는 노력도 하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림으로 읽는 성공의 법칙’이 갖고 있는 미덕은 바로 그림을 통해서 진정한 인간의 심성을 건드린다는 데 있다. 심성을 슬쩍 건드려 건강한 성공 에너지를 끄집어 낸다. 마치 감동을 줄 목적으로 쓴 수필을 읽을 때와 같은 잔잔한 여운마저 느낄 수 있다. 이번에는 ‘한 남자의 뒤 통수를 보여주는 사진’을 앞에 놓고 묻는다. ‘당신은 과연 지금 당신의 자리에서 진정 필요한 사람인가?’ 항상 남의 시선만을 의식한 채 주체적인 인생을 살지 못하는 우리를 질책하고 싶은 걸까. 마키아벨리류의 처세술에 익숙해진 현대인에게 보다 근본적인 태도 변화를 속삭이는 작가는 과연 탁월한 면이 있다. 물론 상식적 수준 이상의 법칙을 원하는 독자에겐 조금 다소 부족할 수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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