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석유협회는 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삼성토탈의 협회 가입 안건을 보류하고 추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토탈의 석유협회 가입은 불발에 그쳤다.
이날 총회에는 박봉균 SK에너지 사장과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 김동철 S-OIL 수석부사장,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 등이 참석했지만 삼성토탈의 가입안건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삼성토탈의 가입을 지지했지만 기존 회원사들이 사실상 이를 거부한 셈이다.
업계는 삼성토탈의 사업구조를 문제 삼고 있다. 삼성토탈의 사업구조는 기존 정유사와 다르다는 것이다. 원유를 수입해 원유정제시설을 거쳐 기름을 뽑아내는 기존 정유사와 달리 삼성토탈은 나프타 분해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휘발유를 제조해 알뜰주유소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삼성토탈은 알뜰주유소 휘발유의 34%를 공급했다.
특히 정유사들은 삼성토탈이 정유업으로 영역을 넓히지 않을까 고심하고 있다. 알뜰 주유소에 대해서도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는 반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유가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유류세를 낮추지 않고 알뜰주유소 운영으로 '생색내기'에 나서면서 고유가의 책임을 기존 정유업체들에 떠넘기고 있다"며 "원유에서 나오는 휘발유가 아닌 비정상적인 유류제품에 대해 정부가 정상적인 유통체계를 확보해줘 시장의 질서를 교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인데 정유시설도 갖고 있지 않고 석유공사와 결탁해 알뜰주유소 사업을 하는 등 기형적인 사업구조를 가진 삼성토탈을 정유사로 인정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협회 가입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한다"며 사실상 삼성토탈의 협회 가입을 지지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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