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대 터치스크린 전자칠판, 국내 초등 최대 1만5,000권 장서 보유, 인조잔디와 탄성고무가 깔린 운동장…’ 지난 11일 서울 반포동에서 준공식을 열고 ‘강남 최초 사립학교’로 변신한 계성초등학교의 면면이다. 200억원대 공사비 규모에 걸맞게 여태껏 국내 초등학교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최첨단 교육 기자재와 화려한 부대시설을 갖추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재단)가 1882년 서울 중구 명동성당 인근에 설립한 이래, 120년 전통의 명문 사립학교였던 계성초교는 이로써 화려한 ‘강남시대’의 첫 문을 열었다. ◇교육시설“세계 최고 수준”=반포동 고속터미널 사거리 경남아파트 인근 아파트 단지 내에 새 둥지를 튼 계성초교는 무엇보다 200억원대의 천문학적 공사비로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일반 초등학교의 평당 건축비(350만원 안팎)보다 약간 많은 수준”이라고 조심스런 입장이나 새 학교 부지가 4,300평에 이르는 만큼 평당 400만원만 잡아도 170억원은 훌쩍 넘는다. 수준별 이동수업 특별교실은 물론 모든 학급에는 컴퓨터와 연결돼 칠판과 모니터로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 전자칠판이 설치돼 있다. 칠판 1개당 가격은 1,000만원이 넘는다. 각 층 복도 로비에는 컴퓨터 4~5대를 고정 배치, 학생들이 수시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460석 규모의 체육관은 공연장 용도로 쓰일 경우 모든 좌석이 자동으로 펼쳐졌다가 체육관으로 이용될 때는 반대로 접혀져서 공간 이용을 극대화시킨다. ◇내년 신입생 모집, 입학전쟁 예고=최고의 시설을 갖춘 강남 유일의 사립초교임에도 불구하고 학부모의 비용 부담은 예상 외로 적다. 이 학교 최루시아 교장은 “매 분기마다 40만원의 수업료를 내며 급식비는 1식당 2,500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급식비의 경우 공립 초교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악기연주 등 별도의 교내 특별활동 비용을 따로 부담해야 한다. 중산층에 속하는 학부모들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자녀를 이곳에 입학시키고 싶은 욕심이 생길 법하다. 올 연말부터 펼쳐질 신입생 모집에는 사상 최대의 입학 전쟁(?)이 예상된다. 최 루시아 교장은 “지난해 입학 경쟁률은 6.5대 1(입학정원 120명)에 달했다”며 “지원자 학부모들이 한 데 모여 제비뽑기를 하는 공개 추첨방식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그들만의 잔치’ 비판도=그러나 일각에서는 “강남북간 위화감만 조성한다”는 비판도 흘러 나온다. 일반인들에겐 아직 외국 영화에나 나올 법한 화려한 외관과 교육 기자재가 익숙치 않은 탓이다. 학교측은 강남 이전 사유에 대해 학생들의 대부분이 강남권 거주인데다 ‘기존 시설이 노후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재단측 관계자는 “강북에 있을 때도 이미 재학생의 80% 이상이 강남 학생들이었다”며 “이들의 통학 민원이 거세 사실상 이전이 결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학교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학교 주변 아파트 단지로 이사하기 위한 학부모들의 문의는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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