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증권사 인수 등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자산관리(WM)와 투자은행(IB)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습니다."
취임 4년째를 맞은 강대석(56·사진)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1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증권업계의 화두인 WM과 IB에서 모두 업계 최상위권을 목표로 잡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강 사장은 그동안 한국 금융회사들이 어려움을 겪은 해외에서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강 사장은 특히 현재 현지 증권사 선정을 끝내고 빠르면 상반기 내 인수를 마무리할 베트남 현지 증권사에 대해 큰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베트남 증권사 인수는 철저한 현지화와 신한베트남은행과의 시너지를 통해 조기에 영업기반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 성장의 한계를 맞은 국내 시장을 대체하는 글로벌 사업의 주축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날로 늘어나는 국내 자산가들의 해외 투자를 위해서도 베트남은 중요한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며 "베트남 증권사 인수를 통해 현지의 유망한 투자자산을 찾아내고 구조화해 수익률 높은 해외상품에 목말라 있는 고객들에게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신한금융투자는 베트남을 시작으로 앞으로 성장성 있는 신흥국 위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WM을 업계 최상위권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로는 차별화된 해외상품 발굴을 꼽았다. 강 사장은 "작년에 홍콩 IB센터의 도움으로 업계 최초로 중국 본토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신탁상품을 출시하고 글로벌 대체투자 펀드와 헤지펀드를 발굴해 고객에게 소개해 큰 호응을 얻었다"며 "해외상품 발굴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의 글로벌리서치팀을 글로벌자산전략팀으로 확대 개편하고 전문성을 갖춘 애널리스트 중심으로 인력을 보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B 부문의 경쟁력 강화는 기업 고객 확대와 투자자산 확대를 통한 수익성 증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강 대표는 "신한은행과의 기업투자금융(CIB) 체제를 통해 대기업 고객 구축은 어느 정도 완료된 만큼 앞으로는 전국 186개 신한은행 기업금융센터와의 협업으로 중소·중견기업 고객을 확보하고 대체투자와 부동산 사업 등 점진적으로 투자자산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지난 3년간의 성과에 대해서는 80점을 줬다. 그는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직원들의 종합자산관리 전문역량 강화와 중위험·중수익상품 판매 등을 통해 지난해 절대수익스와프(ARS)를 1조8,000억원, 주가연계증권(ELS)을 2조4,000억원 판매하고 법인 금융상품 잔액도 지난 2013년 17조원에서 지난해 26조원으로 늘리는 등 뚜렷한 성과를 보였다"며 "앞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 업계 최상위권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는 2013년 연결기준으로 4,463억원이던 순영업수익(매출총이익)은 오는 2017년 7,410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은 754억원에서 2,000억원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강 사장은 금융투자업의 활성화를 위해 정책 당국자에 대한 당부의 말도 전했다. 그는 "현재 금융투자업은 브로커리지에서 금융상품 제조 및 판매를 기반으로 하는 자산관리로 전환하고 있는데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자사의 자본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증권사들이 자본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영업용순자산비율(NCR) 등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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