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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공단 매설위치 몰라 대형사고 우려

국내 산업생산 활동의 허리인 주요 국가공단이 '화약고'로 방치되고 있다.30~40여년전 공단조성 당시 매설된 고압가스와 각종 위험물질 운송배관이 낡아 안전사고가 속출하고 있으나 매설위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실정이어서 자칫 대형사고가 우려되는 형편이다.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지하배관=사고위험이 가장 높은 곳은 울산ㆍ온산ㆍ여천ㆍ대산 등 4곳. 이들 지역은 장치산업의 꽃인 석유화학ㆍ정유업체가 대거 몰려 있는 곳으로 인화성이 높고 인체에 치명적인 고압가스와 각종 위험물질 운송배관이 거미줄처럼 얽혀있다. 울산ㆍ온산공단의 경우 지난 60년대초부터 지금까지 1,900여만평에 고압가스와 원유, 위험물 운송배관 220개가 매설돼 있는데 길이가 무려 738㎞에 달한다. 게다가 위험물 운송배관 102개(길이 290㎞)가운데 16개(길이 13㎞)는 묻힌 통로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관의 부식여부를 수시로 점검할 수 있는 전자장치를 달지 않은 배관이 65%인 190㎞에 이른다. 또 수소와 암모니아, 부타디엔 등 고압가스관 448㎞의 상당수도 도로변에 집중 묻혀있어 제품 선적 차량의 잦은 도로 운행에 따른 배관의 처짐과 균열이 심화하는 지경이다. ◇아찔한 안전사고 잇달아=노후배관이 늘어나면서 가스 누출 등이 직ㆍ간접적인 원인이 된 크고 작은 안전사고도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울산ㆍ여천ㆍ 대산 등 3개 국가공단내 석유화학단지에서 발생한 중대 산업사고는 지난 98년 4건에서 99년 8건, 지난해는 10건으로 늘었다. 지난해 8월 여천공단내 호성케맥스㈜ 에서 일어난 반응기 폭발 사고로25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주변 7개 공장의 가동이 중단됐다. 이에 앞서 99년 5월SK㈜ 울산공장 중질유(重質油)분해공장의 폭발사고로 3명의 사상자를 냈다. 또 지난해11월 인천 남동공단내 건강식품 제조업체 ㈜폴리안나에서 가스 누출로 추정되는 폭발사고가 발생, 6명의 중상자와 함께 인근38개 공장의 생산설비와 생산품이 불에 타 37억여원의 재산손실을 냈다. 올들어서도 지난 11일 울산공단내 현대모비스앞 도로변 맨홀에 매설된 동서석유화학 배관에서 암모니아 가스가 대량으로 유출됐으며 이보다 앞선 지난달 29일 인근 삼미특수강앞 사거리 맨홀내 직경 50㎜ 수소배관에서 5m높이의 불길이 치솟아 공장 근로자들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 GIS(매설지도체계)설치 시급=그러나 이들 배관들은 관련법 미비로 행정기관의 인ㆍ허가를 받지 않고 우후죽순격으로 매설에 급급한데다 위치와 수령, 운송물질 등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매설지도(GIS)조차 아예 없는 실정이다. 국가공단 관리주체인 한국산업안전공단과 지자체는 권한밖의 일이라며 손을 놓고 있으며 가스안전공사와 소방본부 등은 별도 관리를 해 종합적인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업체들도 비용절감을 위해 노후배관의 전면교체보다는 사고부위만 교체하는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공장내 인입배관의 설계도면조차 보유하지 않는 곳도 절반을 웃돈다. 산업안전공단 관계자는 "장치산업의 특성상 자칫 노후배관 1개의 폭발이 공단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이 높다"며 "관련기관을 총괄하는 전담기구 설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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