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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파이넥스 1공장 해외에 판다

3공장 본격 가동따라 매각 통해 재무구조 개선

공법,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 정부 승인이 관건


포스코가 파이넥스 3공장의 본격적인 가동에 따라 기존 1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관련 설비의 해외매각을 추진 중이다. 포스코는 이를 통해 과잉공급되고 있는 국내 철강 생산량을 조절하면서 수익 향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포스코 고위관계자는 21일 "데모 플랜트로 가동해온 파이넥스 1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설비를 매각할 예정"이라며 "국내보다는 관심이 높은 해외에 매각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이를 위해 이른 시일 내에 정부에 해외매각 승인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넥스 공법은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돼 정부가 기술 유출을 통제하고 있어 관련 설비를 해외에 팔려면 먼저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공법은 기존 고로 공법과 달리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석탄을 작은 덩어리로 만드는 소결·코크스 등의 공정을 생략해 원가절감이 가능하고 환경오염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포스코는 지난 1992년부터 10여년간 투자해 세계 최초로 이 기술을 개발한 뒤 2003년 연산 60만톤 규모의 데모플랜트 설비를 갖춘 1공장을 준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2007년 연산 150만톤 규모의 2공장을, 최근에는 연산 200만톤 규모의 3공장을 잇따라 준공, 가동에 들어갔다.

포스코가 파이넥스 1공장 설비를 매각하기로 한 것은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박차를 가하고 있는 수익성 향상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다. 특히 1공장 설비를 해외에 매각할 경우 공급 과잉인 국내 철강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다는 메리트도 이번 매각 결정에 힘을 보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조강 생산량은 6,606만1,000톤이다. 전년에 비해 4%가량 줄었지만 건설·조선 등 연관산업의 경기가 좋지 않은데다 중국 등으로부터의 수입물량도 많아 전체적으로 공급 과잉 상태다.



특히 포스코는 지난해 3,826만1,000톤을 생산해 1공장 생산을 중단해도 큰 타격이 없고 오히려 넘치는 물량 처리에 대한 고민을 줄일 수 있다. 더구나 1공장은 시험생산시설이어서 상용화를 위해 건설한 2공장이나 3공장에 비해 생산능력이 떨어지고 경제성도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파이넥스 1공장 설비의 매매가는 수백억원대로 그 규모가 크지 않지만 기술 도입을 추구하고 있는 해외 업체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인데다 신흥국가의 제철소 건설 움직임도 가시화하면서 파이넥스 공법이 각광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파이넥스 공법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최근 3공장까지 가동에 들어가면서 친환경 제철기술의 대안으로 해외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정부의 한 관계자는 "파이넥스 공법은 국가 핵심기술이어서 수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지적, 정부 승인 여부가 해외매각의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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