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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불편에 수원시는 "민자역사라…" 뒷짐

롯데몰 ~ 수원역 연결육교 '5개월째 공사중'

수원역사 운영 애경 반대로 완공 10m 남기고 공사 중단

市 "업체끼리 풀어야" 일관

"바로 앞 육교 두고 돌아가야" 쇼핑객·인근 주민 불만 고조

"市 중재 나서야" 목소리 커져

롯데몰 수원점과 수원역사를 연결하는 통로가 공사중단된 채 방치되고 있다.

"바로 앞에 롯데몰이 있는데 매번 돌아가야 하니 너무 불편합니다."12일 경기도 수원시 매산로 수원역 2층 대합실 서측 출구. 역사를 빠져 나온 시민 한 무리가 갈 곳을 찾지 못한 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이들은 한참을 머뭇거린 끝에 서측 출구 좌우로 나뉜 연결통로를 발견하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지난해 11월 롯데몰 수원점이 개장한 이후 매일 수원역 대합실에서 마주치는 풍경이다. 오산에서 왔다는 대학생 윤소정(25)씨는 "롯데몰 수원점이 수원역 인근에 있다고 해서 왔는데 안내판도 없어서 한참이나 헤멨다"며 "역을 나오니 롯데몰과 연결되는 육교도 있는데 왜 바로 연결을 안 하고 빙 둘러가게 해놨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수원시의 탁상행정으로 롯데몰 수원점을 찾는 시민들이 5개월째 교통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 롯데몰과 수원역을 연결하는 육교만 완공되면 롯데몰을 찾는 고객뿐만 아니라 수원역 서쪽에 거주하는 주민의 불편도 줄어들지만 수원시는 당사자인 롯데와 애경이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며 수수방관하고 있다.

현재 수원역에서 롯데몰 수원점으로 이동하려면 수원역 서측 출입구를 나와 좌우측으로 나뉜 임시 통행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570m에 달하는 좌측 통행로는 좁고 급한 경사로로 이뤄져 있어 노약자나 아이를 둔 부모가 이동하기에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210m에ㅋ 이르는 우측 통행로도 수원역에서 화물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간 뒤 수원시가 건설 중인 버스환승센터 공사장을 지나야 한다. 임시 보행로인 탓에 두 통행로 모두 바닥이 울퉁불퉁하고 지붕조차 없어 비라도 내리면 시민들은 불편을 그대로 감수해야 한다.

당초 롯데는 지난해 롯데몰 수원점을 개장하면서 수원역과 연결하는 통로도 같이 완공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수원시가 버스환승센터 설계를 변경하면서 공사 일정이 연기됐다. 이에 롯데는 수원시와 협의해 정식 통로가 완공될 때까지 100m 길이의 임시 육교를 설치하기로 허가를 받았다. 30억원이 투입된 이 육교는 롯데몰 2층에서 시작해 수원역 2층 대합실로 연결될 계획이었지만 10m를 남겨 놓고 공사가 중단됐다. 수원역 민자역사를 운영하는 애경이 통로 연결에 응할 수 없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롯데는 경쟁사인 애경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한다는 입장이다. 수원역과 롯데몰을 연결하는 임시 통로가 개설되면 수원역에 위치한 AK플라자 백화점의 매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몰을 찾는 고객뿐만 아니라 인근 시민들도 하루 속히 임시 육교가 개통되기를 희망해 수원시의 조속한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수원시는 여전히 수원역 임시 육교와 관련한 문제는 해당 기업들이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지역구를 둔 이혜련 새누리당 의원이 수원시의회에서 임시 육교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수원시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임시 육교가 개통되면 도보로 롯데몰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 수원역 인근의 교통정체도 대거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분간 시민들이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수원시 건축과 관계자는 "임시 육교와 관련해 계속 민원이 들어오고 있지만 민자역사인 탓에 시에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롯데와 애경이 원만하게 협의를 하거나 내년 6월로 예정된 버스환승센터 완공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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