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이 18일 조사기관인 CXC리서치와 함께 한국인 500명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4,000명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현재 2,000만원 이하의 은퇴자금을 가진 한국인 응답자 중 53%가 현재의 삶에 불만을 제기했다.
은퇴자금을 2,000만~9,900만원 보유한 계층에서는 61%, 1억원 이상 계층에서는 70%로 나타났다. 은퇴 후 미래를 위해 준비한 돈이 많을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뜻이다.
조사에서는 한국인의 36%만 현재 삶의 질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지난 2007년 이래 최저치다.
반면에 아시아-태평양 지역 8개국 응답자는 이 설문에 평균 74%가 만족한다는 대답을 했다.
은퇴자금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36%가 아직 은퇴를 위한 아무런 저축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41%는 '얼마나 필요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모으고 있다'고 대답했고 은퇴 자금이 얼마나 필요할지 정확히 알고 있다는 응답은 12%에 불과했다.
소득이 높을수록 은퇴자금에 대한 정확한 계획이 있거나 은퇴자금을 모으고 있다는 비율이 높았다. 금융회사 등 전문가를 통해 은퇴계획을 세웠다는 응답은 18%에 불과했다.
은퇴를 대비한 저축으로 은퇴 이후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64%로 지난해보다 14% 하락했다.
자신의 미래 재정 상황에 대한 낙관 여부에는 46%가 긍정적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은퇴용 저축이 많을수록 낙관하는 사람의 비율이 오히려 줄어들었다. 아태지역 응답자들은 70%가 낙관적이라고 답했다.
조사에서는 또 실직에 대비해 평균 10주치의 생활비를 저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직 시 37%는 3개월 이상 버틸 수 있다고 답했으며 4주 미만을 버틸 수 있다 대답한 비율은 2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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