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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보고시대] 바다를 캔다-미국
입력1998-12-07 00:00:00
수정
1998.12.07 00:00:00
미국이 자랑하는 우즈 홀 해양연구소는 미국 동부의 보스톤시와 가까운 대서양 연안에 자리잡고 있다.보스톤은 하버드, MIT 등 세계적인 대학들이 모여 있어 도시 전체가 대학캠퍼스를 연상케 하는 곳으로 미국을 배우기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에서 온 우수한 인재들로 항상 넘쳐 난다. 이들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중 하나인 보스톤을 가장 젊은 도시로 만들고 있다.
세계적인 교육도시인 보스톤에서 동쪽으로 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여 달리면 대서양 바닷가의 자그마한 시골마을인 우즈홀로 들어선다.
우즈홀은 마을중앙에 큰 연못이 있고 그 주위로 40여채의 집이 흩어져 있다. 연못에는 요트들이 그림처럼 떠 있어 평온함을 더 해 준다.
이 작은 마을에 세계 최고의 심해연구소인 우즈 홀 해양연구소가 있다.
그러나 마을을 가로 지르고 있는 워터 스트리트 좌우로 아담하게 벽돌로 지은 가정집들이 자리를 하고 있을 뿐 마을 어디에서도 우즈 홀 연구소를 찾을 수 없다. 아예 연구소 다운 건물조차 찾기가 힘들다. 초행길에 연구소를 찾는 사람들은 길을 잘못 들어선 것으로 착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길가에 있는 집들을 가까이 가서 보면 여염집이 아니라 연구소의 연구실이나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30년 설립될 당시에는 마을에 별도의 연구실이 있었다. 그러나 이후 민간 집들을 기증받아 연구실과 사무실로 사용하면서 마을 전체가 연구소로 변했다.
따라서 이 마을은 여느 곳과 달리 어린아이도 학교도 없다. 그렇다고 세계 최고 수준을 상징하는 큼직한 연구동도 보이지 않는다.
머릿속에서 그려 본 세계 최고의 해양연구소 모습과 너무 달라 실망스럽기 조차 하다.
개인주택을 개조한 43채의 연구동에 과학자 200여명을 비롯해 엔지니어, 선원, 파일럿, 분석가, 교육자, 정보전문가를 비롯해 기금모금자, 자원봉사자 등 800여명이 해양발전을 위한 350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즈 홀 연구소의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저스틴 가드너 스미스는 『우즈 홀 연구소는 세계에서 가장 큰 독립된 해양연구기관으로 세계 최고수준의 해양 연구소중 하나』라며 『겉보기에는 조용하지만 각 연구실마다 최첨단 컴퓨터를 이용해 해양 미스테리를 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연구소의 연간 예산이 8,700만달러로 이 가운데 80%인 7,000만달러를 연방정부에서 지원받고 있다』며 『실용적인 분야보다는 적조문제와 바다 오염문제 등 기초 학문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수익사업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소는 3척의 연구선과 1척의 연구정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첨단 장비를 갖춘 전문화된 실험실과 연구 목적에 맞는 다양한 장비를 갖추고 있다.
연구원들은 적은 인원으로도 효율적인 연구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연구선을 타고 세계의 바다를 돌아다니며 해양오염과 기후 등을 광범위하게 연구하고 있다. 연구지역에 따라 하루에서 수주일간 바다에서 연구 활동을 계속할 수 있다.
이 연구소에서 보유하고 있는 선박들은 지리·물리학적 연구에 필요한 컴퓨터나 모니터링 장비 등 다양한 설비들을 갖추고 있어 움직이는 해양연구소의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적인 적조현상을 연구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남해안을 방문한 것을 비롯해 전세계를 순회하고 있으며 지난 77년부터 시작한 세계 해저지도는 20여년이 지났지만 언제 끝날지 기약도 없다.
연구원들은 대부분 자체적으로 만든 장비들을 이용해 해양 미생물에서부터 거대한 크기의 고래에 이르기까지 모든 해양동물을 연구하고 있다. 또 조류를 측정하고 바닷물의 화학적 변화를 분석해 앞으로의 변화를 예측하며 오염원인들을 조사하고 있다. 설비들을 해양에 설치해 해저지진을 기록하고 해류의 충돌현상을 관측하고 있다.
지난 84년 타이타닉호를 처음 발견한 것으로도 유명한 이 연구소의 자랑거리중 하나는 심해연구용 잠수정인 앨빈(ALVIN).
이 잠수정은 바닷속 4,500M까지 잠수할 수 있어 세계 바다의 86%를 조사할 수 있다.
유선으로 원격조종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어 심해로 들어가 비디오로 촬영한 것을 광케이블을 통해 모선(母船)의 모니터로 송고한다. 이 장비를 통해 해저의 모습을 세계 어느 곳으로나 전송을 할 수 있다.
이들 장비를 이용해 해양생물의 삶과 죽음, 그리고 그것들을 둘러 싸고 있는 환경의 영향 등을 알아내기 위해 크고 작은 생물들을 조사하고 있다. 기후와 지구의 변화를 알아내기 위해 바다를 화학적인 방법으로 분석하기도 하며 바다와 대기의 관계를 연구하고 그것이 기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해양의 현상과 순환을 모니터하고 분석하며 표준화하는 일과 해저를 만드는 지질적 힘에 대한 연구도 하고 있다.
오염물질을 따라 적도에서 극지까지 옮겨가며 그것이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관측하는 것도 중요한 연구업무중 하나다. 모두 바다에서 미래를 캐는 기초과학 일색이다.
그러나 이 연구소는 이같은 해양기초과학과 관련된 연구분야 이외에도 경제학자들과 사회과학자들로 구성된 해양정책센터를 운영해 세계 각국의 해양문제와 정책을 입안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으며, 인간의 활동에 의해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근해 연구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근해연구센터를 별도로 운용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미국 해안에서 진행중인 모든 프로젝트가 환경친화적인 사업이 될 수 있도록 개발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또 지난 68년부터 MIT대학과 공동으로 운용하고 있는 해양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박사급 인력 140명을 배출하고 있으며 일반인들의 해양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해양생물이 있는 해양수족관을 운영하고 있다.【우즈 홀(미국)=채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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