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여간 안랩을 이끌어온 김홍선(사진) 대표가 이번 임기를 마지막으로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안랩은 김 대표가 오늘 자로 대표직에서 사임하고 이달 중 대표직을 이어갈 신임 대표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김 대표의 공식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김 대표는 “기술 기반으로 사업을 개척하는 CEO로서의 임무는 여기까지라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검증된 기술의 사업 정착과 내실 경영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그에 맞는 경영인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사임의 이유를 밝혔다. 김 대표의 사임으로 CEO 자리가 공석이 됨에 따라 안랩은 당분간 국내사업을 총괄해온 권치중 부사장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지난 2008년 안랩의 4대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김 대표는 재임 기간 중 국내 패키지 소프트웨어 기업 최초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또 해외 시장을 겨냥한 성장동력을 개발하고 사업모델을 개별 제품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재편했다. 특히 일본법인에서 관제 서비스 사업을 시작해 3년간 연평균 60% 내외의 고성장을 이끌었다.
안랩의 기술 혁신도 주도해왔다. 안랩의 대표 제품인 V3를 프레임워크부터 새롭게 설계해 제품 무게감과 검사속도 진단율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또 클라우드 기반의 악성코드 분석 인프라인 ASD(AhnLab Smart Defense)를 구축해 안랩의 제품 및 서비스의 핵심 기술 인프라로 만들었다. ASD는 2011년 3.4 디도스 대란 당시 악성코드와 배포지를 조기 탐지해 선제 방어에 성공한 바 있다.
김 대표는 “CEO로 선임됐을 때 받은 임무는 V3의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개발하고,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이었다”며 “지난 두 번의 임기 동안 그러한 임무를 완수하려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 안랩은 국내 최고의 소프트웨어 연구개발(R&D) 조직이 되었고 종합 보안회사로서 면모를 가지게 됐다”며 “이에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사임 후 김 대표는 저술 활동을 포함해 재충전을 하면서 좀더 폭넓은 관점에서 자신의 경영 전문성과 글로벌 경험을 발휘할 기회를 찾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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