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디자인한 아파트가 선보인다. 지난 7월말에 분양한 삼성의 목동 트라팰리스. 앙드레 김이 직접 실내 디자인에 참여한 첫 케이스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번 인테리어 디자인은 그 동안 패션에만 국한되었던 앙드레 김의 디자인 영역을 한단계 더 넓힌 것”이라며 “삼성측의 제안을 앙드레 김이 수락하면서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이 앙드레 김의 디자인을 접목한 것은 타워팰리스의 명맥을 잇는 트라팰리스의 컨셉이 앙드레 김이 추구하는 미적 철학과 잘 맞아 떨어진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 동안 음악, 영화, 공연 등 예술 전반에 보여온 깊은 조예와 새로운 영역에 대한 거장다운 탐미적 관심도 앙드레 김을 이번 작업에 참여하도록 이끌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 작업은 앙드레 김이 전체적인 공간의 컨셉과 구조, 배치를 디자인한 후 삼성 디자인 팀이 기술적인 측면을 돕고, 이를 다시 앙드레 김으로부터 감수를 받는 공동작업 형식으로 완성됐다. 패션 디자이너가 인테리어 디자인에 참여한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그 예를 찾기 힘들다. 삼성물산은 이번 앙드레 김의 첫번째 인테리어 작품을 기념해 그의 패션쇼를 모델하우스에서 개최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패션쇼에는 주한 외국 사절들도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뿐만 아니라 목동 트라팰리스에는 미국 뉴욕 맨하탄을 상징하는 건축가 프랭크 윌리엄스도 공동 작업자로 참여했다. 프랭크 윌리엄스는 국내 대중에게는 생소하나 뉴욕의 초고층 럭셔리 콘도미니엄을 상징하는 건축가로서, 맨해튼의 트럼프 파크와 세계적인 백만장자 도널드 트럼프의 소유인 트럼프 팰리스가 바로 그의 작품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이번 시도는 한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두 거장이 아파트 실ㆍ내외에서 디자인 작품을 선보였다는 점 외에도 아파트를 예술작품의 수준으로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미적 디자인 경영을 중시해 온 필연적인 결과였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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