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뚝심과 힘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는 신흥시장에서 '최고의 차'를 휩쓸며 돌풍을 예고했으며 올해 글로벌 판매량은 목표였던 650만대를 뛰어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현대모비스는 막강한 경쟁자인 일본 도요타가 핵심부품을 공급 받는 문제를 검토하는 등 최고 수준의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현대ㆍ기아차의 이 같은 성과는 '정몽구의 힘'에서 나왔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세계 자동차 업계는 크고 작은 위기의 순간을 치밀한 전략과 과감한 투자로 기회로 바꾼 정 회장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현대ㆍ기아차의 쾌속질주를 가능하게 한 최대 원동력으로 꼽는다. 여기에다 한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주의 품질경영이 정몽구의 힘을 극대화한 핵심요인으로 거론된다. 정몽구의 힘은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침체가 예상되는 내년에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경기침체로 미국ㆍ일본 등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투자를 주춤할 때 정 회장은 공격적인 투자와 의표를 찌르는 마케팅으로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제기된다. 현대ㆍ기아차는 유럽 신흥시장에서 아반떼가, 브라질에서 i30가, 러시아에서 쏠라리스오 모닝이 각각 '최고의 차'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아반떼는 폴란드ㆍ헝가리ㆍ터키 등 유럽 신흥시장 15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전문기자들의 비영리모임인 '오토베스트'가 주관하는 '2012년 최고의 차'에 선정됐다. i30도 브라질 최대 미디어사인 아브릴의 자동차 전문지 '콰트로 로다스'가 선정한 '2011년 최우수 차'가 됐다. 러시아에서는 현대차 쏠라리스와 기아차 모닝이 자동차 전문잡지 '자룰렘'에서 발표한 '2012 최고의 차'에 각각 소형차 및 경차 부문 최고의 차로 선정됐다. 세계 각국에서 현대ㆍ기아차가 '최고의 차'로 선정된 배경에는 현지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이 담겨 있다.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좋다는 얘기다. 이는 판매량으로도 입증된다. 현대ㆍ기아차의 올해 세계시장 판매량은 지난 11월 말까지 598만8,334대로 올 초 세웠던 판매목표 650만대를 다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574만대) 대비 13%나 신장한 기록이다. 또 이날 외신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는 15∼16일 서울에서 열리는 거래 간담회에 현대모비스 등 약 40개 한국 부품업체를 초청, 상담하기로 했다. 도요타는 구매상담이 이뤄질 경우 2013년 이후 생산하는 자동차에 이들 업체의 부품을 사용할 방침이다. 지금껏 일본산 부품만 고집했던 도요타에 현대차그룹의 부품이 쓰이는 것. 현대ㆍ기아차의 고공행진은 정 회장의 의지대로 신차들의 품질이 세계 정상권으로 올라섰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자동차 생산의 기본은 품질'이라는 신념을 갖고 수시로 품질경영을 강조했다. 신차를 시장에 내놓기 전 직접 타본 후 꼼꼼히 모니터링을 하는 것은 현대ㆍ기아차의 중요한 생산절차가 된 지 오래다. 또 품질이 안정적인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한 정 회장은 6월 미국 생산기지 점검 현장에서 "앞으로는 품질 고급화에 주력해야 한다"며 "고객이 만족하는 품질수준을 넘어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국 오토모티브뉴스는 지난달 말 '아시아 최고 CEO'로 정 회장을 선정하면서 "정 회장은 강한 추진력으로 한때 업계의 놀림감이었던 현대차와 기아차를 일본과 미국 경쟁사 모두가 두려워하는 글로벌 강자로 키웠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따라서 업계 전문가들은 불투명한 내년 세계 자동차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현대ㆍ기아차는 최근의 질주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용석 국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기술개발이 가속화되면서 해외 소비자들에게도 현대ㆍ기아차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는 등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며 "시장상황이 어둡더라도 현대ㆍ기아차는 내년에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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