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경제는 3저(저금리·저성장·저증시) 구조로 정착돼가고 있다.
시중 은행금리는 2%대로 노후생활 자금을 은행 이자로 해결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경제성장률은 IMF 외환위기 이후 5%대에서 3%대로 지속적인 하향 추세다. 증시는 3년 넘게 2,000포인트 내외에서 머물러 '박스피(Box+KOSPI)'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경제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최경환 경제팀이 추진하고 있는 배당 확대에 의한 주식 시장 활성화다.
우리 경제가 성숙 단계에 진입하고 저금리·고령화시대가 다가오면서 노후에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배당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배당수익률이 1% 오르면 가계소득이 13조원 늘어난다고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주요 기업은 여전히 배당에 매우 인색하다. 현재 거래소 상장기업의 배당수익률은 1.1%로 주요20개국(G20) 회원국에서 그리스(0.7%)를 제외하면 최하위권이다. 영국(4.2%), 프랑스(3.1%), 독일(2.8%) 등 유럽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낮고 신흥 시장인 브라질(3.8%), 러시아(4.3%), 중국(3.3%)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일부 기업은 배당 증가가 사내유보금을 감소시켜 기업성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현재 저금리 상황에서 배당을 늘리면 저축에서 주식으로 투자자들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배당확대로 가계소득이 증가하면 내수경기가 살아나고 이는 기업의 경영환경에 우호적이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비중이 큰 우리 주식 시장의 특성상 배당금을 높이면 국부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남 주기 아까워 나도 갖지 않겠다'는 닫힌 사고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적정한 배당이 단기투자에 그치고 있는 외국인의 장기투자 활성화를 도모하고 증권 시장 전반의 체질을 개선해 우리 경제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정부의 배당강화 정책에 발맞춰 배당을 활성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먼저 상장기업들의 자발적인 배당수익률 증가를 유도하기 위해 배당 우수기업을 선발하고 홈페이지에 공개해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배당 우수기업에 상장수수료와 연부과금을 감면해주는 혜택도 고려하고 있다. 또 배당수익률이 높은 상장기업을 중심으로 고배당지수를 개발하고 다양한 배당주 관련 상품을 만들어 고배당 기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는 것도 고민해볼 계획이다.
배당은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중요한 열쇠다. 곳간에 쌓아두기만 하는 열매는 상하기 마련이다. 이제는 기업들이 배당이라는 '나눔의 미학'으로 증시에 꽃을 피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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