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환율 변동폭이 일별은 물론 일중에도 매우 커져 시장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양상이다.
2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5원 오른 1,185원50전에 장을 마쳤다.
원화가치가 사흘째 내린 것으로 원화가 달러당 1,185원까지 올라간 것은 지난해 10월6일 이후 처음이다.
환율 변동성도 확대돼 이날 장중 환율 등락폭은 9원으로 지난 1월6일 이후 가장 큰 수준을 나타냈다.
이날 환율상승(원화가치 하락)은 수입업체의 결제를 위한 달러매수가 나온데다 그리스 재정위기가 다시 부각되면서 아시아 통화가 달러에 비해 모두 약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외환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오퍼레이션)으로 추정되는 달러매도가 나오며 1,180원대 초반에서 장세가 마무리되는 듯했지만 막판 달러매수가 출현해 1,185원선을 넘은 채 마감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환율이 하락하며 시작했지만 전일 밤 뉴욕 외환시장에서 1개월물 차액결제선물환(NDF)이 5원 가까이 올라 달러를 매도하려는 시장 참가자들이 많지 않았고 아시아 통화 약세가 확인되자 매매 분위기가 달러매수 쪽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는 원ㆍ달러 환율이 당분간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로 외국계, 특히 유럽자금이 국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서 이탈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글로벌 자금도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불안감이 깊어질 경우 다음달 초중반 달러당 1,200원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시중은행의 다른 외환딜러는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가 여전해 이에 대한 불안심리가 있어 환율이 내려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외환 당국이 환율 수준이 높아져도 특별한 개입성 발언을 하지 않고 있는 점도 달러 매수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은 외국인의 투기성 자금이다. 통상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에는 NDF시장에서 외국인들이 환율의 추가 상승을 예상해 달러 매수에 나서는 만큼 투기성 요인에 따른 환율 상승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급격한 오름세를 막기 위해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글로벌 달러 강세가 워낙 강하게 진행되고 있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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