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세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지만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서비스업 분야별로 증가율은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지만 업종별 양극화가 여전한데다 미국을 강타한 카트리나의 여파, 치솟는 국제유가 등 회복을 저해할 암초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내놓은 7월 서비스업 동향을 보면 수치상의 성적표는 일주일 전 발표된 ‘산업활동동향’만큼 좋은 편이다. 31개월 만에 생산지수 증감률이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껑충 뛰었다. 또 11개 업종 가운데 10개 업종이 증가했다. 금융 및 보험업이 전년동월 대비 11.9% 증가해 2002년 10월의 21.3% 이후 2년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주식시장 호조에 힘입은 금융 및 보험 관련 서비스업이 무려 71.4%나 증가한 덕이다. 여기에 온갖 회유와 압박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투자경기는 더 큰 상승세를 보였다. 7월 부동산 및 임대업도 8.9% 증가해 6월의 5.5%에 비해 활기를 되찾았다. 이 가운데 부동산업은 6월 2.9%에서 7월 8.3%로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내실은 부진하다. 내수경기 회복의 바로미터인 소매업의 경우 2월 4.1%에서 ▦3월 2.1% ▦4월 2.0% ▦5월 1.3% ▦6월 0.4% 등에 이어 7월에는 0.3%로 더욱 증가율이 둔화됐다. 도매업 역시 5월 4.0%, 6월 3.1%에 이어 7월에는 2.3%로 둔화됐다. 업종별 양극화는 더 심각하다. 도매 및 소매업의 경우 증가폭의 상당 정도가 신차 효과에 힘입어 25.5%나 급증한 자동차 판매 부문에 의존하고 있다. 숙박업 가운데 호텔업은 4.9% 증가했지만 휴양콘도업은 휴가철이 시작된 달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5.1%나 감소했다. 부동산 분야 역시 8ㆍ31대책의 영향권에 들어가는 8월부터 힘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경제 전문가들은 내수 회복세가 아직 미약한 만큼 본격적인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비교적 내수가 완만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2003년과 2004년이 좋지 않았던 점에 비춰 본격적인 회복세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비스업 동향의 성적표에 따라 8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결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기회복이 본격화되지 않은 만큼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지 아니면 소폭이나마 금리를 인상할지가 관심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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