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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20억 받을까 말까" 고민

민노총, "20억 받을까 말까" 고민 민주노총이 2001년부터 지원되는 20억원의 정부보조금 수령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정부는 민노총이 합법적인 조직으로 인정을 받은 만큼 한국노총과 형평을 맞추는 차원에서 최소한의 경상비를 지원할 방침을 세우고 내년 예산에 민노총의 건물임대료 및 교육시설 지원금 명목으로 20억원을 책정, 국회에 제출해 놓고 있다. 내부적으로 민노총은 이 돈이 절실한 형편이다. 민노총은 지난 98년부터 영등포 로터리 옆 대영빌딩 5층(260여평)을 임대해 쓰고 있는데 공간이 워낙 좁아 조합원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때는 물론 중앙본부에 근무하는 40여명의 직원들과 위원장ㆍ부위원장ㆍ부장 등 집행부가 사용하는데도 불편이 크기 때문이다. 민노총은 그 동안 좁은 사무실을 넓혀야 한다는 필요성은 꾸준하게 제기됐지만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다. 외부지원이 전혀 없는 빠듯한 살림으로 중앙조직 직원들의 봉급마저 박하게 줘야 하는 마당에 사무실 타령을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배부른 소리였다. 이런 와중에 정부가 건물임대료 및 교육시설지원 명목으로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나선 것. 이에 대해 민노총 내부에서는 크게 3가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쪽은 "받자", 다른 한 쪽은 "절대 받아서는 안된다", 또 다른 한 쪽은 "지원금은 받되 쓰지 말고 모아서 단독건물을 마련하자" 는 의견이 바로 그것. 지원금 수용론을 주장하는 조합원들은 ▦민노총이 합법적인 노동단체로 인정을 받은 데다 ▦한노총 역시 정부의 지원금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들고 있다. 과거의 노-정, 노-사관계처럼 흑백논리로 접근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노동운동도 이제는 실사구시(實事求是)의 바탕 위에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조합원들은 정부의 지원금을 받는 것 자체가 바로 민노총의 정통성을 말살하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에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이러한 주장에는 정부가 어떤 이유를 내세워 지원금을 중단했을 때 투쟁력 저하를 부르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강하게 깔려 있다. 지원금을 모아 단독건물을 마련하자는 쪽은 보다 현실적이다. 그러나 정부는 "임대료 및 교육시설 지원금이기 때문에 예산항목 자체가 달라 그럴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이 방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실정이다. 민노총의 한 관계자는 "지원금의 수령여부를 놓고 아직 어떠한 결정도 내린 것이 없다"면서 "내년 1월 새로운 집행부가 출범한 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민노총 건물 임대료지원 관련 예산안은 노동계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국회환경노동위에서 딴죽을 걸 입장이 아니어서 원안통과가 확실시 되고 있다. 박상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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