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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투 글로벌] <3> 델파이코리아

[인투 글로벌]델파이코리아 '세계 車산업 첨병' 자신감 인상적 고대 그리스인들은 국가의 명운을 건 사건에 직면하면 신의 계시를 갈구하며 신탁의 도시 '델파이'를 찾곤 했다. 오늘날 완성차업체들은 자동차산업의 앞날을 알고자 다국적 자동차 부품사 델파이의 문을 두드린다. 자동차 부품분야를 꿰뚫고 있는 델파이의 통찰력을 얻기 위해서다. 서울경제신문의 외국기업 탐방단으로 델파이코리아를 찾은 네명의 젊은이에게 이대운 사장은 '신탁' 기업의 수장답게 자동차의 미래를 예언했다. "자동차는 운송수단에서 엔터테인먼트를 주는 공간으로 변해왔고 이제는 정보(인포메이션)까지 주는 '인포-테인먼트'를 실현하는 거주개념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델파이코리아는 이 변화의 선두에 서 있습니다 " 오전 10시 신대방동 보라매타운에 있는 델파이코리아를 찾은 서울경제 외국기업 탐방단은 이 사장의 일성에 모두 놀랐다. 당초 델파이가 자동차부품을 납품하는 하청업체란 선입견이 앞섰던 탓이다. 특히 앞으로 완성차업체는 조립회사로 성격이 단순해질 것이란 분석에 탐방단은 반사적으로 델파이의 역할이 자못 궁금해졌다. 이 사장은 "하나의 자동차에는 2만여개의 부품이 필요한데 최근에는 이들 부품을 기능별로 묶어서 수백개의 '모듈'로 공급하는 추세"라며 "이 때문에 자동차 부품도 시스템통합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런 시스템들을 합치면 하나의 자동차가 만들어진다는 얘기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부품사 델파이는 이 같은 '부품의 모듈화ㆍ시스템화'를 선도하고 있다. 요즘 자동차업계의 화두는 더 싸고 좋은 차를 만드는 것. 따라서 더 우수한 품질이면서도 가격이 싼 부품을 구하는 것이야말로 완성차업계의 주된 관심사다. 세계시장을 놓고 보쉬, 비스테온 등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델파이로서도 부품을 공급받는 완성차업체가 더욱 성장하기를 기원한다. 결국 완성차업체와 부품회사는 '윈- 윈'전략하에 서로 합심, 더 나은 차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에 재학중인 주영은 양(22)은 "회사를 와보니 델파이를 단순히 개별부품의 납품업체 쯤으로 여겼던 생각이 바뀌게 됐다"며 "한 부품이 아니라 하나의 기능을 하는 '모듈' 단위로 부품을 공급하기 때문에 델파이 같은 부품전문회사가 자동차의 성능을 좌우하는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경영전략을 좀더 깊게 연구하기 위해 해외유학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주 양은 그러나 "델파이가 직접 소비자를 치고 들어가는" 홍보전략이 미흡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어린 지적도 던졌다. 역시 중앙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있는 지현정(24) 양도 공감을 표시했다. 지 양은 "델파이가 이처럼 세계 자동차업계에서 중요한 위상을 갖고 있는지 솔직히 회사를 방문하기전까지 잘 몰랐다"며 "소비자나 취업희망자에게 회사를 알리는 광고, 홍보가 필요한데 인터넷 검색을 해봐도 자료가 하나도 뜨지 않았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에대해 이대운 사장은 "소비자들에게 홍보가 미흡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의 고객은 바로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와 같은 완성차업체"라며 "주로 엔지니어들을 경력직으로 뽑고 있는 채용방식도 대학생들이 델파이를 잘 모르는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 사장은 델파이코리아 외에 "7개의 계열사를 다 합치면 우수한 신입사원이 많이 필요하다"며 "리딩하는 회사가 되기 위해 앞으로 델파이 홍보에 신경을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델파이코리아에 와보기를 갈망했던 고려대 재학생 김병철(23) 군은 기술연구개발(R&D)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기계공학도답게 취업대상기업에 델파이를 갈무리해놓고 있기도 한 때문이지만 R&D야말로 부품회사의 생명력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김 군은 "가장 관심이 있었던 R&D분야가 미국 본사에 있고 국내에 진출하기 힘들다는 얘기를 듣고 안타까왔다"면서도 "서브어셈블리와 모듈형태로 부품을 자동차회사에 납품하는 방식은 무척 인상깊었다"고 탐방소감을 밝혔다. 김 군이 다소 실망한 표정을 보이자 이 사장은 "미국에 메인 R&D센터가 있지만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에도 로컬 테크니컬 센터(지역기술본부)가 있다"고 소개했다.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을 앞두고 있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휴학생 천호석(22) 군은 "사장님 이하 만나본 모든 직원들이 자기업무에 큰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점이 가장 보기 좋았다"며 "외국계 회사가 막연하게 좋다라고 생각했는데 많은 부분들을 확연하게 알게돼 커리어플랜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흡족해했다. 미국에서 6개월간 어학연수와 1개월의 배낭여행을 하면서 국산차를 비롯 다양한 국적의 차를 몰아봤다는 천 군은 차의 성능이 거의 차이가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사장은 "우리 차들이 많이 좋아진게 분명한 사실"이라며 "좋은 부품을 공급한 델파이코리아가 일조한 측면도 있다"고 웃음을 지었다. 4시간여의 탐방시간이 끝난후 이 사장은 탐방단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또 와요"라며 따듯이 배웅했다. 탐방단원들도 "가족적인 회사분위기를 보니 진정 일하기 좋은 직장"이라고 화답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뗐다. 이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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