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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의 남성학] 음주문화와 성기능장애

‘…주막의 푸른 깃발 날리니/멀리서 한 번 보매 컬컬한 목 축여지는 듯…. 오직 백만 전을 가지고 술을 마실 뿐…. 푸른 버들과 서로 어울림 또한 풍류라오.’ ‘동이집기’에 수록된 이규보의 작품으로 고려 시대에는 창기의 집에 긴 장대를 세워 민가와 구별했음을 알 수 있는데 당시에는 민가 곳곳에 주점이 존재할 정도로 번성했다고 한다. 기록에 의하면 고려 중기 인구가 210만 명이었는데 ‘고려도경’에 인종 때 관기만 700여명이었다고 하니 향락산업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당시 기녀들은 연회에 나가 기예를 팔고 전두(纏頭)를 받았는데 전두는 오늘날의 화대라고 할 수 있으며 ‘…무수히 보내는 난새비단, 흥겨워 다투어 던지네, 봉황을 짠 능라(綾羅)…’ 시에서 보듯 상당한 금액에 해당했다. 기녀에게 매혹되어 과다한 전두를 주다 망신당한 사례가 자주 나타나는데 공민왕 때, 곽중용은 쌀20석을 관기에게 주었다가 발각되어 말단 병사로 강등되기도 했다. 하지만 고려의 벼슬아치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기녀의 사랑을 받고자 할 만큼 당시 기녀들은 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갖고 있었으니, 서경의 기생 진주는 이름난 경국미인으로 세상이 다 아는데, ‘만날 길 없으니 부질없이 그리기만 한다’면서 당대 최고 문장가인 이규보에게 연모의 시를 띄울 정도로 학문적 자부심이 높았다. 고려 성종 때 개성에 처음 생겨난 주점은 성례 악당 등과 같은 운치 있는 이름을 내걸었고, 숙종 때는 개경에 좌우 주점을 두고 각 주와 현에도 주점을 내었으니 해동통보나 동국통보와 같은 화폐를 유통시키기 위한 유인책이었다. 따라서 우리나라 주점의 역사는 화폐유통을 위해 시도되었으니 오늘날 산업규모 7위에 해당하는 향락산업으로 발전된 내력이 이로 기인한 것이리라. 주점이 본격적으로 정착된 것은 조선후기 농업발전으로 잉여생산이 발생하고 상품의 유통이 활발해짐에 따라 헌주가, 병주가, 주막, 목로술집, 내외술집, 색주가, 모주가 등이 생겨나면서 였다. 내외술집이 몰락한 양반가의 여성이 절도와 품위를 지키며 술을 팔았다면 색주가나 주점은 일종의 호스티스에 해당하는 여성들이 술과 성을 팔았다. 그런 연유로 우리나라의 음주문화는 음주가무와 성적 향락이 동반하여 발전했고, 극진한 접대문화까지 보태져 수많은 폐해를 양산 해왔다. 과도한 음주는 몸을 망치게 하고 금전적인 손실까지 가져 줌은 물론이고 발기부전과 같은 성기능 장애도 유발한다. 음주로 흥분된 상태에서 과도하게 성행위를 하다 발생하는 복상사와 같은 끔찍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일부 남성들은 알코올의 힘을 빌어 조루를 억제한다고 하는데 조루증은 현대 의학적으로도 치유가 되므로 전문의의 상담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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