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철옹성'을 정면으로 깨기 힘들다고 판단한 박근혜 정부는 상대적으로 반발이 덜한 정책부터 추진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대략적인 방향은 지난달 29일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드러났다. 당시 회의에서는 경제자유구역내 외국병원 설립 요건 완화와 국내병원의 외국인 환자 규제 폐지, 국내의료기관의 해외진출을 위한 자금조달과 과실송금 허용 등이 논의됐다. 우수교육기관 유치를 위한 잉여금 배당과 송금 허용, 국내 대학과 외국대학간 합작법인 설립 방안 등도 거론됐다. 한국은행은 12일 올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열다. 시장 예상은 '동결'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최근 물가상승률이 0%대 저공비행을 하고 있지만,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하는데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등 대외 변수가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준금리보다는 금통위에 앞서 기재부가 발표하는 경제동향(그린북)이 향후 경기와 정책변화를 판단하는데 더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책연구기관인 KDI는 12월 경제동향에서 '우리 경제는 경기회복세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며 이전보다 한층 낙관적인 판단을 내놓은 바 있는데, 기재부의 그린북도 KDI와 유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분야에서도 다양한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금융위원회가 100세 시대 금융 역할 강화방안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며, 산업은행, 농협, 우리은행 등은 경영난에 빠진 한진해운 지원을 위한 공동대출 여부를 결정한다. 국내 4대 지주인 신한금융지주는 11일 3명의 회장 후보에 대한 면접을 실시하고, 12일 이사회에 최종후보 한 명을 올린다.
주목해야 할 경제지표로는 통계청의 11월 고용동향과 한은의 11월 수출입물가지수 등이 있다.
고용동향은 고용율 70%가 박근혜 정부의 국정목표인데다 경기 회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후행지표라는 점에서, 수출입물가는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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