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이후 코스피는 1,800~2,050포인트 사이의 박스권을 3년째 이어오고 있다. 간단하게 말해 그 사이 주식시장에 투자한 사람이라면 큰 수익도, 큰 손해도 보지 않은 심심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투자를 결정한 후 6개월 이내에 본인이 기대한 성과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수익률의 변화가 없다면 소위 투자 피로를 느낀다. 최근 3년 사이 투자자들은 충분히 피로한 상태가 돼버렸다. 춘삼월이 지나 진짜 봄을 앞둔 지금 투자자는 어떤 눈으로 시장을 봐야 할까.
최근 며칠 사이 주식시장은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매수세로 회복 국면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외국인들의 4거래일 연속 매수세에 힘입어 어느덧 2,000포인트 선을 눈앞에 뒀다. 이머징 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가 주요 호재로 작용했다. 업종별로 희비는 엇갈리나 큰 틀에서 시장은 2천포인트 선 회복을 목전에 두고 있어 기대를 갖게 한다.
하지만 이런 장세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하다. 시장의 지수 변화와 수급, 특정 업종의 상승과 하락에서 비롯한 시장 변화는 투자자에게 투자 판단의 기초를 제공하지만 그것이 좋은 투자 결과로 이어지기란 참 어렵다. 특히나 최근 2~3년 사이 지속된 박스권 장세에서는 더욱 그렇다. 시장의 변화를 보기에 앞서 선행돼야 할 것이 있다.
지수보다는 투자의 대상을, 수급보다는 투자기간을 정하고 난 뒤 현재 시장을 들여다봐야 한다.
경제가 성장하는 국가는 속도의 차이가 있을 뿐 결과적으로 우상향의 지수 형태를 나타낸다. 마찬가지로 하루이틀의 수급 변화는 있겠지만 시장의 유동성은 일정 수준 유지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투자의 판단을 시장에 맡기기 전에 투자자 본인의 투자관을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 번째, 검증된 투자 대상을 선정해야 한다. 침체된 시장에서 옥석을 가리는 것을 일반투자자가 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미 검증된 시장의 상품을 찾아 그 상품이 추구하는 투자 철학이 본인의 투자관과 부합하는지 면밀하게 판단해야 한다. 믿을 수 있는 친구와 오랜 우정을 나눌 수 있듯 신뢰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 믿고 투자할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끝까지 실천해나가야 한다. 좋은 투자 대상을 고르더라도 최근 2~3년 주식시장처럼 정체된 투자 환경에서는 좀처럼 처음 마음먹은 투자를 그대로 고수하기 어렵다. 하지만 중장기 투자 계획을 세우고 투자를 실천하면 한결 투자에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오래 묵은 장맛이 좋듯 시간에 대한 투자만큼 정답에 가까워지는 길은 없기 때문이다.
시장에 대한 뉴스는 매일 매시간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주가 2천포인트를 앞둔 시점에 투자자들은 여전히 시장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이 혼란의 시간을 투자 계획을 세우는 현명한 시간으로 사용해보는 건 어떨까. 지금 세운 계획이 주가 3,000포인트 시대로까지 이어질 미래를 그려보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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