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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한류 이끄는 홈쇼핑] 엄마 생각에 눈물 흘리자 건강식품 대히트… 제습기 70분간 36억 매출로 사상최대 실적

■ 쇼호스트들 '가장 기억에 남는 상품'

올해는 국내 홈쇼핑이 첫 전파를 탄 지 20주년이 되는 해다. 지난 1995년 한국홈쇼핑(현 GS샵)과 39쇼핑(현 CJ오쇼핑) 2곳에 불과했던 홈쇼핑은 어느덧 6개 업체가 연 매출 9조원을 놓고 겨루는 세계 최대 홈쇼핑 시장으로 변모했다. 출범 초기 가장 인기를 모았던 만능 TV 리모컨에서 이제는 자동차·아파트 등으로 제품을 넓히며 만물상에 버금가는 규모로 성장했다. 각 홈쇼핑업체의 간판 쇼호스트로부터 가장 기억에 남는 상품을 살펴봤다.

CJ오쇼핑의 한창서 쇼호스트는 화장품 '르페르'를 꼽았다. 2012년 10월 선보인 이 제품은 국내 최초로 러시아 카스피해 캐비아(철갑상어 알) 100%로 구성된 기초화장품이다. CJ오쇼핑과 코스맥스가 함께 개발해 40~50대 여성 고객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미용 분야 남성 1호 쇼호스트인 이창우 GS샵 쇼호스트에게 '바비리스 스팀 스타일링기'는 자식 같은 존재다. 헤어드라이어와 스팀 세팅기의 장점을 모은 이 제품은 2000년 출시 당시 5만원대라는 저렴한 가격과 우수한 기능을 앞세워 그해에만 25만대가 판매됐다. 그는 "제품 출시에 앞서 친구와 지인을 일일이 쫓아다니며 상품평을 부탁했는데 남자가 왜 그런 걸 방송하느냐는 핀잔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동은 현대홈쇼핑 쇼호스트는 패션 브랜드 '맥앤로건'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고 답했다. 여성 의류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7만원대의 가격에 중심 고객층이던 40~50대뿐만 아니라 20~30대 여성 사이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김지애 롯데홈쇼핑 쇼호스트는 지난해 6월을 잊을 수가 없다. 그가 방송한 위닉스 '뽀송' 제습기는 70분 동안 36억5,3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해 단일 제품으로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타 홈쇼핑에서도 같은 시간대에 제습기를 판매했지만 결과는 롯데홈쇼핑의 압도적 우세였다.

김윤희 홈앤쇼핑 쇼호스트는 2012년 갱년기 여성용 건강기능식품 '백수오궁'을 소개하던 중 방송사고를 냈다. 갱년기 증후군으로 고생하는 중년 여성의 고충을 설명하다 문득 친정 엄마가 생각나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방송사고가 오히려 시청자 마음을 움직이면서 히트상품을 탄생시키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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