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은 자영업에 종사하는 대졸의 40대 이혼남이며 제일 행복한 사람은 전문직에 몸담는 20대 미혼 여성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은 7일 지난해 12월 전국 20대 이상 성인남녀 812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한 뒤 학력, 결혼 여부, 연령, 직업, 성별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밝혔다.
학력별로 보면 대졸자의 경제적 행복도가 43.8점으로 가장 낮았고 대학원 졸업자가 49.5점으로 제일 높았다. 김 실장은 "지난 2007년부터 15차례나 같은 설문조사를 했지만 대졸자의 행복감이 고등학교 졸업자보다 낮게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많이 배울수록 행복하다는 통념이 깨진 셈이다. 결혼 여부로 봤을 때는 이혼한 사람의 행복도가 30.3점으로 가장 저조했다. 반면 미혼자가 44.9점으로 높았다. 기혼자는 44.6점이었다.
40대의 경제적 행복감은 40.9점으로 가장 낮은 반면 20대가 48.9점으로 높았다. 특히 60대 이상 행복지수는 44.9점으로 지난 조사 때보다 8.2점이나 급등했다. 이 실장은 "지난해 7월부터 확대 지급된 기초연금의 효과"라고 분석했다. 직업별로는 자영업자 행복도가 38.8점으로 꼴찌였고 전문직이 56.4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43.4점으로 여성(45.6점)보다 낮았다.
경제적 행복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묻는 질문에는 '노후준비 부족'이라는 응답자가 24.8%로 가장 많았고 자녀교육(22.6%), 주택문제(16.6%), 일자리 부족(16.3%)이 뒤를 이었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가 다가오면서 복지 재원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부자증세로 조달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41.3%로 제일 많았다. 탈세예방(31.7%), 정부 예산 절감(21.1%) 순이었고 세율 인상은 6%로 저조했다.
과거 10회 조사 결과를 평균해 지역별 행복지수를 산출한 결과 1인당 소득이 가장 높은 울산이 43.4점으로 1위였으며 경기(43.2점), 대구(42.7점), 대전(42.4점), 경북(42.1점) 순이었다. 권역별로는 대구경북권이 42.4점으로 가장 높았다.
전체 조사대상의 행복지수는 44.5점으로 지난해 6월 조사 때보다 0.9포인트 올랐지만 여전히 50점을 밑돌며 저조했다. 김 실장은 "경제적 불안과 평등 항목 점수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며 "노후준비와 자녀교육, 고용 안정성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며 소득격차를 완화하려는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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