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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얼굴빛이 붉어지다
입력2005-11-23 14:43:02
수정
2005.11.23 14:43:02
제3보(34~56)
소년은 무조건 최강수로만 나왔다. 흑37로 우지끈 끊어버린 것이 그러했고 흑41로 젖힌 것도, 43으로 다시 우지끈 끊어버린 것도 서슬이 퍼런 최강수였다.
사실 흑41은 창하오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 수였다. 참고도1의 흑1로 뻗을 줄로만 알았다. 그러면 백은 2 이하 6으로 안정하여 숨이 긴 바둑이 될 것이다.
백52를 두면서 창하오는 속으로 생각했다. 무조건 끊어잡는 것을 좋아하는 소년이니까 대뜸 또 끊을지도 모른다고. 그것은 참고도2의 흑1을 말함이었다.
만약에 이 소년이 그곳을 끊어만 준다면 창하오는 2에서 6으로 둘 예정이었다. 그 코스는 우상귀에 여러 가지 뒷맛이 남아 있으므로 백이 유망한 바둑일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 끊기 좋아하는 소년이 끊지를 않았다. 흑53으로 크게 공격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 아닌가. 얘야 그것은 안된단다. 창하오는 속으로 웃으며 백54를 하나 몰아놓고 56으로 찔렀다.
소년은 한참 수를 읽더니 얼굴빛이 붉어졌다. 자기의 큰 실수를 깨달은 것 같았다.
‘얘야. 그러니까 어른한테 너무 까불면 안되는 거란다.’
창하오는 속으로 쿡쿡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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