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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금겹살… 한우에 매출 역전당해

작년보다 가격 40% 올라 소비자 돼지고기 외면

한우 판매는 30% 늘어


40대 주부 차희은씨는 최근 삼겹살을 사러 대형마트에 갔다가 가격표를 확인하고는 다시 제자리에 내려놓았다. 지난해보다 부쩍 오른 가격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삼겹살 옆에 진열돼 있는 제육볶음용 앞다리살 가격도 마찬가지. 차씨는 "지난해 봄에는 어느 대형마트를 가든 돼지고기 앞다리살이 판촉용으로 굉장히 쌌는데 올해는 가격이 두 배 정도 오른 느낌"이라며 "중고등학생인 아들 둘을 먹이려니 가계부담이 만만찮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즐겨 먹는 돼지고기가 최근 들어 가격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장바구니 물가의 복병으로 떠올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십수년 만에 한우 매출이 돼지고기 매출을 앞지르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6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 3월 판매된 국산 삼겹살 가격은 100g당 2,080원으로 전년 동월의 1,480원 대비 40% 이상 올랐다. 앞다리살도 900원선에 판매됐다. 불과 1년 전 공급과잉으로 돼지고기 시세가 급락하면서 앞다리살과 뒷다리살이 최저 400원대·300원대까지 팔렸던 것과 비교하면 상황이 180도 달라진 것이다.

가격급등으로 소비자들이 돼지고기를 외면하면서 롯데마트에서는 지난달 돼지고기 매출이 한우에 뒤처지기까지 했다. 돼지고기와 한우의 월간 매출역전은 1998년 창립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10년 전만 해도 한우 매출은 돼지고기 매출의 절반 수준이었으나 지난달에는 한우 매출이 돼지고기를 30%나 웃돌았다.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곡선을 그리는 동안 한우 가격은 등심 1등급 기준 100g당 6,900원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한우 매출은 30.2% 늘어난 반면 국산 돼지고기는 12.2% 감소했다.

이권재 롯데마트 축산팀장은 "한우와 돼지고기 사이에서 매출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은 축산농가가 지난해 돼지고기 가격 하락세를 막기 위해 모돈 감축을 단행한데다 최근 돼지유행성설사병(PED)으로 폐사가 잇따르면서 시중 돼지고기 공급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한우나 다른 육류 가격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더 낮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우뿐 아니라 오리고기·닭고기 등도 돼지고기 가격 급등에 따른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오픈마켓 G마켓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축산물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돼지고기는 전주 대비 5% 정도 줄어든 반면 한우는 목심과 앞다리살이 194%, 갈비는 185% 늘어났다. 또 훈제오리는 무려 5배 이상 판매량이 늘었고 생닭·볶음용 닭고기 등은 38% 증가했다.

G마켓의 한 관계자는 "행락철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돼지고기가 높은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가격부담에 따라 대체 육류를 찾는 소비자도 계속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역시 공급량 감소로 돼지고기 가격 상승세가 오는 6월께 최고점을 찍은 후에야 하락 반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4월 축산 관측월보를 통해 "PED의 영향으로 전국 양돈농가에서 1~3월에 태어난 자돈 중 5.8%가 폐사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에 따라 6~8월 도축 마릿수가 전년 대비 6.4%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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