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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수익증권 저축자?
입력1999-11-05 00:00:00
수정
1999.11.05 00:00:00
정재홍 기자
정부 대책에 대해 시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채권단의 대우그룹 실사가 믿을 만하고 정부도 이를 투명하게 처리했기 때문일 것이다.그러나 옥에도 티가 있다던가.
엄청나게 공을 들여 작성한 금융시장 안정 종합대책 보도자료에는 투신상품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신사에 고수익펀드를 조기에 허용한다면서 이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수익증권 저축자」에 대한 이자소득세를 10%로 대폭 낮춘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 표현은 분명히 잘못됐으며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수익증권은 투자상품이지 저축상품이 아니다. 투신문제가 이만큼 심각하게 된 것도 따지고 보면 국민들이 투신상품을 「손실을 볼 수도 있는 투자상품」으로 보지 않고 「원금은 떼이지 않는 저축상품」으로 보아왔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이같은 시각을 바로 잡아야 할 정부가 다시 「수익증권 저축자」하며 운운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금융권과 학계는 「투자자 부담원칙」을 내세우며 개인과 일반법인의 손실을 증권사와 투신사가 분담하는 안에 대해 강력 반발했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증권사와 투신사가 자율결의 형식으로 정부 정책에 협조했지만 금융 선진국에서는 법정소송으로 비화되는 등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대우 부실채권 처리를 위해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에 3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으므로 결국 국민 세금으로 수익증권 투자자의 손실을 메워주게 됐다.
「수익증권 저축자」라는 표현이 보도자료 작성상의 사소한 실수일 수도 있으나 한심한 작태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정재홍기자JJ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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