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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퓰러사이언스 7월호] `초당 2억 프레임` 까지 촬영 고속 스틸사진기 개발 바람

액션영화 페이스오프의 클라이맥스 총격 장면. 주인공인 니콜라스 케이지와 존 트라볼타는 권총을 난사한다. 총구에서는 짙은 연기기둥이 피어 오르고 초속 수천 m로 발사된 총알은 미끄러지듯 느리게 날라간다. 총신의 강선에서 유발된 회전을 분명하게 보여주면서. 이것은 너무나도 멋진 컴퓨터 그래픽 이미지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파동을 일으키며 날아가는 총알의 정지화면에서는 거의 입을 다물지 못한다. 빛을 찍는, 빛 보다 빠른 것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는 없을까. 현존하는 카메라는 어디까지 촬영이 가능할까. 오늘날 제조된 가장 빠른 카메라는 상상을 초월한다. 무려 초당 2억 프레임 촬영이 가능하다. 이 경우 촬영된 1초 동안의 영상을 표준 카메라로 재생해서 보려면 무려 96일이 소요된다. 초당 5,000 프레임이면 미식축구공이 키커의 발등에 감길 때 키커의 발이 축구공과 연결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초당 1만2,000 프레임까지 올리면 골프공이 클럽에서 충돌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50만 프레임 카메라의 경우 22구경 권총 총알이 알루미늄이나 유리판을 관통하는 장면을 찍는다. 2,000만 프레임 카메라는 전자촉발에 의해 폭발되는 수류탄의 모습을 슬로우 모션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대부분 일회용 수제(手製) 장치 형태로 만들어지는 이들 카메라의 개발자는 미국의 네이던 네베커. 그는 영화 및 TV관련된 사업을 수행하는 코닙션필름(Conniption Films)이라는 회사의 소유자이기도 한데 이 회사는 네베커의 아버지 시드가 경영하고 지난 50년 동안 미국의 과학계 및 군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코딘사이언티픽이메징(Cordin Scientific Imaging)으로부터 분사한 것이다. 코딘사이언티픽이메징은 지난 56년에 이미 초당 125만 프레임을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를 만들었다. 고속 카메라 제조업은 지금까지 소규모 가족형 산업으로 이어져 오고 있지만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학계 및 과학자, 군 연구소와 관계를 맺어 오고 있다. 균열, 분열, 진동에 등 역학에 관심이 있는 연구자, 물리학자, 극초음속 비행 전문가, 재료공학자, 군 관계자 등과 함께 폭발물이나 추진체 등을 연구하고 개발하는데 기여해 왔다. 물론 네베커의 밀리세컨드(Millisecond) 카메라들은 보통 카메라와 공통점이 전혀 없을 정도로 아주 다르다. 기계 셔터를 아무리 빨리 작동해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빛의 속도를 따라가기는 역부족. 네베커의 카메라의 필름들은 드럼에서 매우 빠르게 회전한다. 카메라 속 공기 마저 없애 마찰을 줄였다. 회전거울과 일련의 렌즈는 빛의 `조각`을 각각의 프레임으로 보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러한 특수한 장치는 기밀로 철저히 보호되고 있다. 지난 90년 뉴저지의 한 수출입 회사가 코딘사에 접근, 카메라 한대를 20만달러가 넘는 금액으로 구입하려고 했다. 최종 사용자가 이라크의 한 무기연구소로 알려지면서 수출허가가 취소됐다. 고속 스틸사진 촬영기법의 역사는 수십 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이 1931년 섬광촬영장치를 발명한 헤럴드 에저튼의 우유방울과 사과를 관통하는 총알 사진이다. 초고속 영화 촬영기법은 나중에 시작되었지만 원자탄 탄생 등에 기여하는 등 하나의 과학적 도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숙주 확인안된 공포의 사스바이러스 지난 4월 캐나다 과학자들이 사스(SARS) 바이러스의 유전자 배열구조를 해독했을 때 인간과 동물에게는 나타나지 않는 미생물이 발견됐다. 사스와 코로나바이러스를 처음으로 연관을 지은 말릭 페이리스 홍콩대 미생물학 교수는 “사스에 대한 항체가 인간혈액 샘플에 존재하는지를 알아보았지만 전혀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사스 바이러스는 어디서 발생한 것일까 첫번째 병증이 중국 순더(順德)시의 새와 뱀을 파는 장사꾼에게서 나타난 지 8개월이 지났지만 사스의 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유력한 용의자를 중국 남부에서 발견된 동물로 좁히고 있다. 이곳에서는 사람과 동물이 한데 어울려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바이러스학자인 마이클 라이는 사스바이러스의 지놈이 쥐와 조류 바이러스와 비슷하며 이는 사스바이러스가 이 두 바이러스의 혼합체일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라이 박사는 야생동물, 그 중에서도 새에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크고 인간과 접촉하게 되면서 종으로 진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사스는 인간세포로 입장할 수 있는 분자구조를 얻기 위해 야생동물내에 잠복해 있다가 인간바이러스와 뒤섞이면서 두 바이러스의 상호 유전자 교환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것. 실제로 코로나바이러스가 얼마나 쉽게 변종되고 신종으로 유해한 지를 알아보는 실험이 최근 네덜란드 유트레흐트대에서 있었다. 고양이에게 치명적인 코로나바이러스를 추출해 쥐 바이러스에서 떼어낸 유전자 조각에 덧붙여 유전자를 상호교환하는 모의실험을 했다. 결과는 새로 만들어진 재조합 바이러스가 두 동물 모두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스 발원지를 찾는 작업은 프랑스 리용과 캐나다 위니펙의 과학자들에 의해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들은 원숭이, 개, 고양이, 쥐, 토끼 등에 코로나바이러스를 주입, 어는 동물이 쉽게 감염되고 바이러스를 배출하는지, 또 어느 동물이 항체를 형성하는지를 알아보고 있다. 여기서 단서를 잡으면 이들은 중국 남부를 샅샅이 뒤져 사스의 동물 숙주를 찾아낼 계획이다. <정리=조충제기자 cj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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