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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장기저축성예금 4년만에 감소

3분기 2조8670억

기업의 장기저축성예금이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4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경기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기업들이 유동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현금 비중을 늘린 탓이다.

장기저축성예금은 금융기관 예금 중에서도 1년 이상 예치기간을 약정한 예금으로 입출금이 자유로운 요구불예금에 비해 유동성이 떨어진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ㆍ4분기 비금융법인기업이 보유한 장기저축성예금은 2조8,670억원 줄었다. 비금융법인기업의 장기저축성예금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08년 2ㆍ4분기(-1조6,056억원) 이후 4년3개월 만이다. 감소폭으로 따지면 2007년 1ㆍ4분기(-3조5,272억원) 이후 5년6개월 만에 가장 많이 줄었다.

비금융법인기업의 장기저축성예금은 2007년 1ㆍ4분기부터 3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다 그해 4ㆍ4분기부터 2분기 동안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2008년 2ㆍ4분기 다시 감소세로 반전됐다. 반면 결제 및 단기저축성예금은 3ㆍ4분기 4조1,408억원으로 4분기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기업들이 장기저축을 허물고 단기자금을 불리는 것은 그만큼 내부 자금사정이 빠듯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금융법인기업의 자금부족(자금운용-자금조달) 규모는 3ㆍ4분기 23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조7,000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내부자금도 부족할 뿐더러 은행대출과 회사채 발행마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성장률이 3%대 초반으로 올해보다 좀 나아진다고 해도 잠재성장률 아래일 가능성이 높고 국내시장이나 해외시장 모두 회복된다는 보장이 없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가능하면 장기자금을 돌려 현금과 단기자금만 들고 있으려는 현상이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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