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로 나가는 방송 콘텐츠, 하지만 반대로 점점 더 지역에 밀착하는 지역방송도 있다. 그 중에서도 업계 최장수 방송인이 있다. 안양방송의 앵커 박혜준(41)이 주인공이다. 경기 남부 지역방송에서 앵커, 진행자, 기자 등을 역임하며 '동네 소식'을 전달하고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데 16년을 보냈다.
박혜준 앵커는 "지역 채널은 먼저 우리 동네 이야기를 가장 깊고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며 "지역에 대한 정보나 교육,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지역 채널도 함께 커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의 내 문제를 끄집어 내 해결하는 것도 지역 방송의 몫이다. 박 앵커는 기자였을 때를 떠올렸다. 그는 "과거 지역 내 한 공연장에 시민들이 의자가 없이 경사가 진 잔디 밭에 앉아 있는 걸 보고 위험하다고 생각했다"며 "이를 취재해 보도한 후 별도의 좌석이 생겼는데 이때 보람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2001년엔 지역에서 희귀성 질환을 앓던 한 아이를 소개한 적이 있다"며 "보도 후 지역을 중심으로 아이를 돕자는 운동이 일어나 아이가 수술까지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역에 밀착한 방송이다 보니 철저한 분업화도 안 돼 있는데 이는 오히려 장점이라고 말한다. 지역 상황에 맞게 방송인의 역할도 수시로 달라져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다. 박 앵커는 "지역 채널의 장점이 일하는 데 있어 매너리즘이 없다는 것"이라며 "2002년까지 수원방송에서 기자도 했다가 지금까지 작가, PD, 앵커, MC 등 여러 분야서 일을 했다"고 밝혔다. 지역 행사가 있으면 MC, 지역 명물을 섭외해야 하면 섭외 작가도 되는 것. 현재 직책은 '아나듀서'. 방송 진행도 하고 PD로서 제작에도 투입되고 있다.
최장수 지역 앵커의 기록은 당분간 계속될 예정. 앞으로 더 할 게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 박 앵커의 설명이다. 그는 "앞으로는 지역 소식을 전하면서 가까운 이웃 같은 친근함을 보여 드렸지만 향후 지역 내에서 발생한 사건, 사고 등 긴박한 상황을 추적하는 고발하는 리포터로 변신도 하고 싶다"고 꿈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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