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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외국인 선물로 한달새 200% 떼돈
입력1998-12-08 00:00:00
수정
1998.12.08 00:00:00
외국인투자가들이 최근 증시의 폭등장세에 기민하게 대처, 한달도 안되는 기간에 선물거래로 1,200억여원에 달하는 떼돈을 벌었다. 수익률로 환산하면 월수익률 200%(연율 2,400%)에 이르는 환상적인 투자였다.반면 증권·투신사 등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외국인투자가들과 반대방향으로 선물거래를 함으로써 큰돈을 잃고 쓰린 속을 달래고 있다.
외국인투자가들이 최근의 주가지수 예측에서 국내투자가들에 완승한 셈이다.
주가가 폭등하기 전인 지난 11월18일부터 23일까지 외국인들은 골드만 삭스 등 국내에 진출한 외국 증권회사를 통해 무려 2만2,000계약(거래대금 6,000억원어치)의 선물을 사들였다.
선물을 판 주체는 주로 국내 기관투자가들. 외국인 투자주체는 약 1만계약의 선물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진 타이거 펀드 등 헤지펀드와 외국 증권회사·외국인 개인투자자 등 다양하다. 이들은 주가가 오르기 전 지수선물을 대량 매입함으로써 이달들어 선물거래 대상인 KOSPI200지수가 당시 매도가격보다 10포인트 이상 상승하자 앉아서 떼돈을 벌었다.
주가 선물 1계약을 매입해둔 투자가는 KOSPI200지수가 1포인트 상승할 때마다 50만원씩 벌어들이게 된다. 지수선물을 판 국내투자가들은 KOSPI200지수가 1포인트 상승할 때마다 1계약당 50만원을 잃는다. 지수선물 계약 때 필요한 돈(증거금)은 매입 당시 기준으로 약370만~380만원. KOSPI200지수가 최소한 10포인트 이상 상승함에 따라 1계약당 500만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이다. 외국인들의 이익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반면 그만큼 국내투자가의 손해는 커졌다.
8일 현재 외국인과 국내 투자가집단의 선물투자손익추정치는 각각 플러스 1,200억원, 마이너스 1,200억원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지수 상승에도 불구, 이익실현을 위해 매수포지션을 정리하지 않고 있어 10일 선물 만기일까지 양측의 손익차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짧은 기간에 외국인이 국내 투자가로부터 큰돈을 벌어들인 것은 무엇보다 우리 경제의 국면을 읽는 그들의 시각이 완전히 적중했기 때문이다. 무디스의 신용평가 상향조정 가능성이 먼저 흘러나온 곳도 외국계 증권사였다.
이와는 달리 현선물 차익거래를 위해 어설프게 대량의 선물을 판 국내 기관 투자가들은 엄청난 손실을 자초했다.
선물영업 관계자들은 『당초 외국인들이 선물을 대량으로 매수할 때 조짐이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지수가 상승할 줄은 미처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현대증권 김지민 선물옵션 팀장은 『지난 연말 이후 외국인이 선물을 사면 주가가 오르는 현상이 여러 차례 반복됐다』면서 『이번 사태로 한국 증시를 바라보는 외국인의 시장예측력이 훨씬 우월하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고 말했다. 【강용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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