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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대신 머리 빌려드립니다/재벌과 대선­신풍속도

◎신한국당 선거캠프 「인맥줄대기」 분주/여론조사·정보제공·공약개발등 지원A그룹기조실 R부장의 수첩엔 일주일중 4∼5일은 신한국당 대선후보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6룡의 캠프인사들과 약속표시가 돼있다. L후보측 인사와는 여의도에서 조찬모임을 갖고 하루 걸러 또다른 L후보캠프참모와는 프레스센터에서 오찬, K후보측과는 강남의 모호텔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필승을 위한 아이디어를 제공해주고…. R부장은 신한국당 경선경쟁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연초부터 이같은 일을 반복적으로 해오고 있다. B그룹계열 경제연구소의 K소장. 그는 요즘 비밀리에 총수와 동문인 L후보측의 경선캠프에 참여, 경제공약 등 정책아이디어를 제공해주고 있다. 재계는 비자금사건 등을 계기로 고질적인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자성의 소리를 높이면서도 엄연한 정치현실을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여야정당의 대선후보 윤곽이 드러나면서 재계의 움직임도 물밑에서 바빠지고 있다. 그룹마다 기조실 정보팀을 총동원하여 신한국당의 경우 6용이 승천을 위한 여의주를 누가 잡을 것인가를 놓고 소리없는 정보전쟁을 벌이고 있다. 보이지 않게 각 후보 및 캠프유력인사와 연고나 친분이 있는 임직원을 동원하여 대선이후에 대비하고 있다. 재벌들이 여야대선후보들과 끈을 맺는 방식도 과거와 달리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총수측근과 그룹임직원의 파견 등을 통한 줄서기 ▲학연, 지연 등을 통한 연줄맺기 ▲경제연구소를 통한 여론조사 대행 등…. 총수와 후보가 학연, 혈연 등으로 친분을 유지하는 재벌들이 해당후보를 은밀히 밀고 있다는 소문도 나돌아 해당그룹이 『사실무근』임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빼기도 한다. 삼성은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그룹출신 인사들이 대선주자캠프에 많이 참여하고 있다. 이로인해 그룹중 가장 완벽한 정치보험을 들어두었다는 소리(?)를 듣고있다. 이회창캠프에 고흥길 전 중앙일보편집국장, 구종서 전 논설위원, 민국홍 이코노미스트차장, 이흥주 삼성전자 고문 등이 참모로 일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수성 후보는 지난 95년 삼성언론재단발족 당시 초대이사장을 역임할 정도로 삼성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덕룡캠프엔 삼성물산출신의 중견사원이 합류해 참모로 일하고 있다. 이인제, 이한동 후보 등 다른 「용」들과도 연줄이 있는 임직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현대의 경우 정몽구 회장이 경복고 동문인 김덕룡씨와, 정몽준 중공업고문은 2002년 월드컵유치등과 관련해 이수성 고문과 친분을 맺고 있다. 대우도 유력후보진영에 다양한 관계를 맺고있다. 김우중 회장의 측근인 이재명 의원이 이수성 캠프에 가담한 반면 이한구 대우경제연구소장은 이회창 후보의 경제공약 수립에 도움을 주고 있다. 회장실의 고참사원, Y모대리 등 2명이 이회창 캠프에, L모대리는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진영에서 일하고 있다. LG그룹에는 임직원이 특정후보에 합류한 경우는 없다. 다만 구본무회장이 서울고출신인 이수성 후보 등과 동문모임을 통해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또 구가와 경영권을 양분하고 있는 허가의 허태수 LG증권이사(허준구 전 선명예회장의 아들)가 이한동 후보의 맏사위다. 선경의 경우 우성호 전 그룹홍보실차장이 이수성캠프에서, 동양의 안상수 전 그룹기조실장은 박찬종캠프에서 뛰고 있다. 쌍룡의 김석원 전 그룹회장은 정계입문할 때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는 김윤환 의원의 적극적인 도움을 받았다. 효성의 배도그룹고문이 이회창 후보와 경기고, 서울대 법대 동문인 연유로 막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총수들이 학연을 통해 친분을 유지하는 것도 관심을 끌고 있다. 여기에는 경기고, 서울고, 경복고 등 고교학연을 통한 인연맺기가 많다. 경기고출신 총수인 김우중 대우회장을 비롯해 조석래 효성, 김승연한화, 현재현 동양, 김희철 벽산그룹회장 등은 동문인 이회창, 박찬종 후보들과 직간접으로 연을 가지고 있다. 정몽구 현대·박건배 해태회장, 조량호 한진그룹부회장 등은 경복고동문인 김덕룡, 이한동 후보 등과 이런저런 연으로 교분을 맺고 있다. 재계는 21일 신한국당이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것을 계기로 여야후보에 대한 기업들의 인연맺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신한국당의 경우 7룡이 각축전을 벌이는 동안에는 정보수집 등에 눈치작전에 치중했으나 대권후보가 압축되면서 대선판세점치기가 한결 수월해졌기 때문』(S그룹 J전무)이다. 그러나 대선후보에 대한 지원은 과거와는 양상을 달리할 것으로 재계관계자들은 점치고 있다. 가장 절실한 정치자금제공은 지양하고 대신 정책아이디어 등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한보사태, 김현철사건 등으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깨끗한 선거풍토조성이 시대적 과제가 된 상황에서 금품수수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단체도 돈안드는 선거를 위한 정치자금법 개정을 촉구하고, 전경련의 경우 은밀하게 정치자금을 제공한 회원사의 회원자격을 박탈하겠다고 하는 등 자정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간접지원방식으론 ▲계열 경제연구소를 통한 여론조사나 대선과 관련한 정보제공 ▲정책공약의 아이디어 제공 ▲임직원의 무보수선거운동원 파견을 통한 인력지원 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되고 있다.<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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