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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다임 시프트] <4부> ⑥ 다시 벤처다

M&A 거래소 설립… 벤처 멘토제 도입… '한국판 저커버그' 키워라<br>자금·경영마인드 부족에 실패하면 재기도 어려워<br>벤처기업수 갈수록 줄어<br>맞춤형 지원정책 개발해 고용·신성장동력 창출을




지난 15일 정부는 '청년창업 지원대책'이라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았다. 청년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원 예산을 지난해 6,364억원에서 올해 1조5,893억원으로 대폭 늘린다는 것이다. 1,600억원 규모의 엔젤투자 매칭펀드도 만들기로 했다. 또 불가피하게 사업에 실패하면 상환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감면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국내 창업 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

지난달 청년 실업률은 8%로 전체 평균의 두 배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청년 벤처기업을 활성화하면 실업 문제 해결과 신성장 동력 발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 위해 민간의 벤처투자 활성화, 인수합병(M&A) 거래소 설립, 벤처 멘토제 등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계속 줄어드는 벤처기업=코스닥 시장 및 프리보드 시장에 등록된 벤처기업은 전체의 1.7%에 불과하다. 특히 코스닥 시장의 경우 전체 등록기업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코스닥에 상장되는 벤처기업 수는 최근 수년간 감소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 벤처기업의 비중은 2001년 50.3%였지만 2009년 말에는 27.9%까지 떨어졌다. 2000년대 초반 불었던 정보기술(IT) 바람이 잦아든 탓도 있지만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벤처, 그 중에서도 청년 벤처기업이 더 늘어나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벤처 활성화 대책과 청년실업 문제를 연계해 취업 의사가 뚜렷한 이들을 1순위 대상자로 하는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얘기다.

벤처 업계에서는 이와 관련해 청년들이 창업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로 자금조달의 어려움, 경영 마인드 부족, 실패시 재기 어려움 등을 들고 있다.

실제 청년 벤처가들은 자금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장 정부의 청년 창업 지원금은 그리 넉넉하지 않다. 중소기업청이 관련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정책자금 중 창업자금은 1조4,000억원인데 이 중 청년층에 배정된 돈은 최근 3년간 평균 1,700억원에 그쳤다.

가장 중요한 민간 투자도 많지 않다. 투자 위험이 높고 세제 혜택도 크지 않아 일부 제한된 벤처기업만 투자를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장후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부분의 벤처 창업자가 창업하기 위해 투자보다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연대보증을 받고 대출을 쓰고 있다"며 "정부도 관련 제도 보완에 나서고 있지만 민간 투자를 보다 활성화해야 청년 벤처기업을 더 육성할 수 있다"고 했다.

◇M&A 거래소 설립ㆍ벤처멘토제 도입해야=따라서 청년 벤처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민간의 벤처투자를 더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유망한 벤처사업에 투자하는 엔젤 투자자에 세제혜택을 집중하는 등 인센티브를 추가로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엔젤투자자의 투자를 돕기 위해 공적기관에서 창업 아이디어를 인증하는 '창업 아이디어 인증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M&A 거래소의 필요성에 대한 지적도 있다. 일반적으로 창업한 지 5~7년 정도가 지나면 정부 등의 지원도 끊기면서 경영난에 빠지는 사례가 많다. 이 때문에 유망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M&A 시장이 있으면 벤처사업사도 회사를 매각, 자금을 확보해 새로운 벤처투자에 나설 수 있고 대기업은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청년 벤처 창업가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도 마련돼야 한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창업 초기 최대 애로 사항은 경영노하우가 없다는 점이다.

자금부족(29%)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시장개척(28%), 마케팅(19%), 세무회계(12%) 등 경영사항에 관련된 것이 총합으로는 더 크다. 이 때문에 '벤처 멘토제'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벤처 기업이 필요로 하는 경영 노하우 및 벤처 트렌드를 빠르게 제공할 수 있는 벤처지원 방안을 실시해야 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선배 벤처기업인이 도제 방식으로 후배 예비창업자를 키우는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과 벤처 창업가들이 경영ㆍ홍보ㆍ특허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만남의 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또 벤처기업끼리 시장을 협력해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장 연구위원은 "청년 벤처기업의 창업을 늘리기 위해서는 벤처 멘토제, M&A 거래소 설립 등을 추진해야 한다"며 "청년 벤처기업을 10만개 육성한다는 목표로 관련 지원제도를 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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