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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사들, 장애인 고용엔 '인색'

롯데쇼핑·신세계·현대百등 의무고용률 2%에도 못미쳐<br>"부담금으로 고용유도 한계, 장애인 편견·인식개선 필요"


유통업체들이 장애인 직원 채용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4일 서울경제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롯데쇼핑과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지난해 12월말 장애인 고용현황 조사에서 대부분이 민간기업 의무고용률인 2.0%를 달성하지 못했다.

현재 국내 기업은 장애인 의무고용제도에 따라 상시근로자 100인 이상 민간기업의 경우 전체의 2%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부담금을 내야 한다.

그러나 롯데백화점 23개점과 롯데마트 86개점을 보유한 (주)롯데쇼핑은 전체 2만1,976명의 임직원 중 1.67%인 368명을, 신세계백화점 7개점, 이마트 127개를 가진 (주)신세계는 전체 임직원의 1%도 안되는 106명(0.67%)의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다. 특히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최근 3년간 집계에서 이 두 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각각 1.76%->1.71%->1.67%(롯데쇼핑), 0.85%->0.72%->0.67%(신세계)로 점차 악화됐다.

정기적으로 장애인 시설을 찾아가 임직원이 봉사활동을 하거나 이들을 위한 각종 후원 문화행사(신세계 희망배달 콘서트 등)를 여는 이들 업체가 정작 장애인 재활에 제일 중요한 고용 문제는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법인이 4곳으로 나뉘어 있는 현대백화점도 광주점을 소유한 (주)송원현대백화점광주점(2.97%)를 제외하고는 3곳 모두가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아 고용률이 1% 미만으로 집계됐다.

자사의 e파란재단을 통해 장애인 빵공장에 대한 기술 협조 등 장애인 지원 사업에 앞장서는 것으로 알려진 홈플러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홈플러스 85개점과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195개점을 보유한 삼성테스코는 1.22%, 기존 홈에버 매장 32개를 거느린 홈플러스테스코는 0.92%의 장애인 고용률로 의무비율 2%에 한참 못 미쳤다.

이밖에 지난해의 경우 현대홈쇼핑(4.79%), 농수산홈쇼핑(4.43%), 우리홈쇼핑(롯데홈쇼핑, 2.07%))과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주)코리아세븐(2.05%)를 빼고는 거의 모든 대형 유통업체가 의무고용률은 고사하고 지난해 민간기업평균인 1.84%의 장애인고용률도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 장애인 고용의 유인책인 현행 부담금 제도가 큰 역할을 하지 못한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

조호근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홍보팀장은 이에 대해 "부담금만으로는 이미 대기업으로 성장한 유통업체들이 장애인 고용을 늘리도록 유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2008년 0.72%의 저조한 장애인 고용률로 지난해 10억2,242만500원의 부담금을 낸 신세계의 경우 2009년 한해 올린 순이익은 무려 5,680억원에 달한다. 사실상 부담금 납부가 영업에 전혀 지장이 없는 셈이다.

'시혜'차원에서만 장애인을 다루는 유통업체의 태도도 문제다.

박옥순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사무국장은 "이제껏 유통업체들이 펼친 장애인 지원활동은 결국 '불쌍해서 도와준다'는 차원의 보여주기식에 지나지 않는다"며 "결국 기업 이익에 손해를 끼칠 수 있는 장애인 채용은 꺼리는게 이들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조 팀장은 "유통기업이 장애인 채용을 꺼리는 것은 업태 성격상 소비자와 직접 상대를 하는 데 장애인이 적합하지 않다는 편견 때문"이라며 "오히려 이 때문에 유통업체가 장애인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일반 소비자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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