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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헝가리공장, 한파에도 작업열기 후끈

현지인 700여명…월드컵 특수잡기 신바람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30km 정도 떨어진 시겐첸미클로스에는 요즘 춥고 눈이 많은 동유럽의 전형적인 겨울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기자가 삼성전기의 유럽 '생산본부'인 삼성전기 TV부품공장을 취재하기 위해 시겐첸미클로스에 도착한 것은 지난 12일. 이날도 옷깃을 파고드는 매서운 눈보라가 몰아쳤다. 하지만 공장안에는 700여 현지 근로자들의 손길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뜨거운 열기를 뿜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드는 것은 TV부품인 FBT(고압변성기)ㆍDY(편향코일)ㆍ튜너(고주파변조기)ㆍMLCC(적층세라믹 콘덴서)를 비롯 일부 VTRㆍ핸드폰 부품. 이세운 헝가리 법인장은 "그동안 유럽의 생산기지로 삼았던 포르투갈공장이 인건비와 물류비 부담이 커져 올해 폐쇄하고 대신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고 말했다. 실제 현지 인건비는 우리나라와 서유럽의 3분의 1 수준. 그만큼 가격경쟁력이 높아졌다. 물류비도 크게 절감됐다. 주요 납품처인 삼성전자 TV공장이 이곳에서 2시간이 채 안되는 거리에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크다. 특히 내년 월드컵 관련 TV특수가 동구권에서 가시화되면서 부품시장도 커지고 있다. 총 2,000만달러를 단독 투자해 4만2,000평 부지에 연건평 4,200평의 공장을 1년이 안돼 서둘러 지난 5월 완공한 것은 이 때문이다. 공장방문에 앞서 부다페스트 시내에서 만난 이형도 삼성전기 부회장은 "2~3년내 헝가리가 유럽연합(EU)에 가입하면 서유럽으로의 수출에서 무관세 혜택을 보게 돼 수출이 크게 늘 것"이라고 기대했다. 헝가리공장은 내년부터 삼성전자 현지공장외에 대우와 LG 폴란드 공장에 납품을 시작하고 점차 소니와 필립모리스 등에도 수출을 개시할 계획이다. 부품도 내년부터 현지에서 대부분 조달, 원가절감을 꾀하고 있다. 이 법인장은 "당장 내년부터 영업흑자가 가능하고 상당기간 이익을 남길 것"이라고 장담했다. 매출은 최근 월 450만달러 수준에서 내년에는 월 550만달러로 높이고, 2004년에는 월 1,700만달러 가까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생산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어 가능하다는 것. 양기선 생산부 차장은 "지난 몇달동안 품질 높이기에 힘써 이제는 생산성이 포르투갈 때 보다 높아졌다"며 "공정별 품질목표와 생산성 추이, 개선활동과 인센티브를 받는 근로자가 표시돼 있는 벽을 가리켰다. 김종운 총무인사담당 차장은 "공장의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한때 70명에 육박하던 한국 기술자들은 몇명만 남기고 철수했다"며 "인력관리도 철저하게 '현지화'했다"고 말했다. 실제 근로자가 개근할 경우에 인센티브를 주고 근로시간도 그들이 원하는대로 새벽 6시부터 오후 2시까지로 정했다. 이 법인장은 "기초과학 분야에서만 10명 이상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헝가리인들의 기를 살리는 것이 생산성과 직결된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헝가리 법인의 앞날은 헝가리인들과 함께 한다"고 말했다. 고광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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