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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셋플러스] 코스피 1870~2200 예상… 하반기부터 반등할 듯

■ 새해 증시 전망

美 금리인상·신흥국 위기에 국내기업 실적 개선 불투명

강달러·엔저·저유가도 부담

IT·통신·증권업종 등 유망 속 삼성전자 마이너스 성장 예상




지난해 한국 증시는 기업들의 실적 악화라는 암울한 분위기 속에 엔화 약세와 유가 급락, 신흥국 위기 등 대외 악재까지 겹치면서 또 다시 '박스피'라는 오명을 씻어내지 못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추진한 경기부양책인 이른바 '초이노믹스'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코스피는 상승세를 타는 듯했지만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그 사이 미국·일본·중국 등 해외 증시는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며 코스피와의 격차를 더욱 벌려 나갔다.

그렇게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희망찬 을미년(乙未年) 새해를 맞았지만 국내 증시를 둘러싼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올해에도 코스피를 위협하는 대외 변수들이 상존한 가운데 기업 실적 역시 큰 폭의 개선을 기대하기 힘든 분위기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출구 전략을 본격화할 경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자금 이탈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 증권사 10곳이 예측한 올해 코스피지수 평균은 1,870~2,200으로 예년에 비해 전망치가 크게 내려갔다. KDB대우증권의 경우 지수 하단을 1,750까지 낮춰잡기도 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러시아에서 촉발된 신흥국 리스크가 여전한 가운데 유럽중앙은행의 미온적인 경기 부양책과 일본 정부의 엔화 약세 기조가 한국 증시의 발목을 잡는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인상을 비롯한 각종 대외 변수의 불확실성이 걷히고 기업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는 올 하반기에는 코스피도 반등을 노려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업들의 지난해 4·4분기 실적이 확정 발표되고 미국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상반기보다는 하반기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올 한해 코스피가 3년 넘게 갇혀온 박스권에서 탈출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증시의 펀더멘털이 되는 상장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필수적이다. 지난해 코스피가 또 다시 박스권을 맴돌 수밖에 없었던 것 역시 삼성전자(005930)·현대차(005380)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의 실적 부진 영향이 컸다. 하지만 올해 상장기업들의 실적은 상반기 바닥을 찍고 하반기 들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이 올해 코스피가 '상저하고'의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울경제신문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255개 상장사의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를 집계한 결과 전년 대비 20.27% 늘어난 총 134조1,874억원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IT·소프트웨어(94.45%), 통신(84.93%), IT·하드웨어(77.78%) 등 IT·통신업종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운수창고(56.58%), 운수장비(53.48%), 건설(44%), 증권(34.27%), 화학(32.53%) 등도 올해 실적개선이 기대됐다. 반면 전기전자는 0.03% 성장에 그치며 올해에도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한국 증시의 대장주인 삼성전자(-7.01%)의 경우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한국 증시의 운명을 결정짓는 또 다른 요인은 환율과 유가 등 대외 변수다. 지난해 코스피를 억눌렀던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 흐름은 올해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엔화 약세로 상징되는 경기부양책인 '아베노믹스'를 밀어붙이고 있는 아베 정권이 지난해 12월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하며 국민들의 재신임을 얻은 점 역시 한국 증시에는 부담이다. 여기에 미국이 올해 중반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현재 120엔 수준인 엔·달러 환율은 130엔대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유가 하락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수요 대비 초과 공급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산유국의 감산이 이뤄지지 않으면 유가 하락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난해와 같은 유가 급락의 가능성은 낮게 점치고 있다. 아울러 유가 하락이 신흥국 내 국가 간 차별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CB 통화정책회의·中 전인대·美 FOMC…

■ 상반기 주요 이벤트

김현상 기자



2015년은 지난 수년간 박스권에 갇혀있는 한국 증시가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특히 올해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글로벌 증시의 방향을 좌우할 굵직굵직한 이벤트들이 대거 예정돼있다.

먼저 당장 이달 22일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 결과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추가 양적완화를 예고했던 ECB는 이르면 이날 열리는 회의를 통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만약 ECB가 돈을 풀기 시작한다면 유럽계 자금이 다시 국내 증시로 유입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올해 유럽국가들의 잇따른 선거도 글로벌 증시에 영향을 끼칠 또 다른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대통령 선출에 실패한 그리스는 결국 의회를 해산하고 오는 25일 조기 총선을 열 예정이다.

또 오는 5월 열리는 영국 총선에서 보수당의 캐머런 총리가 2017년 유럽연합(EU) 탈퇴를 국민투표에 붙이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있고, 12월에는 스페인 총선도 예고돼있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결국 유럽의 정치적 불안은 유로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오는 3월 중국에서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등 이른바 '양회'도 전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을 끄는 이벤트다. 양회에서는 경제성장률(GDP)을 포함한 중국 정부의 올해 경제 성장 목표치와 정책 방향이 제시된다. 서방국가들의 대 러시아 무역제재 1주년이 되는 3월을 맞아 입장 변화가 있을지도 관심사다.

끝으로 올 상반기의 대미를 장식할 이벤트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다. 시장에서는 미국 정부가 이르면 올 2·4분기나 늦어도 3·4분기 중에는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이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출구 전략에 나서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는 외국인 자금 이탈로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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