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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계 자금 추가 유입으로 수급엔 긍정적

日 깜짝 추가 양적완화… 국내 증시 영향은


운용자산 규모 1220조원 GPIF 해외투자 비중 확대

국내 증시도 수혜 가능성

"내수·배당주 중심 투자를" "저가 메리트 수출주 유망"

전문가 투자의견은 엇갈려


일본중앙은행(BOJ)과 공적연금의 '깜짝 추가 양적완화'에 글로벌 증시에는 유동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증시는 계산이 복잡하다. 일본의 양적완화로 시장에 유동성이 늘어나는 것은 호재지만 엔저로 인한 수출주들의 실적악화는 우려되는 요소다. 특히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 해소를 등에 업고 반등을 모색하던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일본계 자금이 국내 증시로 추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급 측면에서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투자전략은 수출주보다 내수주·배당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는 의견과 그동안 너무 오른 내수주·배당주 대신 저가매력이 큰 수출주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유럽 등 글로벌 주요 증시는 일본발(發) 호재에 힘입어 동반 강세를 보였다. 다우지수·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나스닥지수 등 미국 3대 지수가 1% 이상 상승했고 독일 DAX30, 프랑스 CAC지수 역시 2% 이상 오른 채 장을 마감했다.

일본은행의 추가적 자금 살포가 주요국 증시의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적완화 종료, 기준금리 인상 등 미국의 점진적 출구전략에 따른 유동성 공백을 일본이 추가 양적완화로 메꿔주는 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1년간 국채 매입 규모를 현재의 60조~70조엔에서 80조엔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일본 연금적립금관리운용(GPIF)도 투자 포트폴리오를 개편해 일본 채권에 대한 투자 비중을 현재의 60%에서 35%까지 확 낮추는 대신 일본 주식과 외국 주식 편입 비중을 기존의 12%에서 2배가 넘는 25%로 늘리기로 했다.

유동성 측면에서 일본의 유동성 공급 확대는 국내 증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GPIF의 공격적 투자 전략과 맞물려 일본계 자금의 국내 증시 유입이 증가하면 증시에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운용자산 규모가 127조3,000억엔(약1,220조원)에 달하는 GPIF가 해외 주식 비중을 확대하면 국내 증시도 수혜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4분기부터 일본계 자금이 국내 주식 시장에 꾸준히 유입된 점도 GPIF의 포트폴리오 조정 예고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본계 자금은 국내 주식 시장에서 지난 4월부터 6개월째 순매수 우위를 기록하며 약 3조원어치를 쓸어담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엔저의 공습을 우려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엔저가 가파르게 진행되면 자동차·정보기술(IT) 등 일본 기업들과 세계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는 국내 수출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박형중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본 정부의 추가적 재정 정책과 맞물려 엔·달러 환율이 120엔선까지 치솟고 원·엔 환율(재정환율)이 800원 아래까지 떨어질 수도 있어 엔저 충격이 수출주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여기에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까지 감안하면 대형 수출주는 당분간 피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계 자금의 유동성 확대와 엔화 약세가 다시 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 투자전략은 어떻게 짜야 할까.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수출주보다는 당분간 내수주와 배당주 위주로 투자전략을 꾸려나가야 한다는 시각과 엔저 부담이 있지만 내수주보다 가격매력이 큰 수출주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전망이 맞서고 있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4·4분기 실적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고 엔저 충격까지 우려되는 경기민감 대형주보다 실적 모멘텀을 지닌 내수주와 계절적 수급 여건이 우호적인 배당주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특히 연말이 다가올수록 배당을 노린 프로그램 매수 강도가 세지는 만큼 배당주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반면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아모레퍼시픽의 주가수익비율(PER)이 60배에 달할 정도로 내수주의 가격 부담이 높다"며 "단기적으로 환율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출주는 이를 상쇄할 만한 저가매력이 돋보이는 만큼 수출주 투자 비중을 늘릴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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