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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호칼럼] `애 보기'와 `뻐꾸기'

골프를 시작하면 자연히 말솜씨까지 늘게 된다. 룰과 매너에 관한 말만으로도 충분한데 스윙에 관해 잡담이 너무 많다. 라운딩 때마다 한담(閑談)이 따라다니기 마련인데 점잖은(?) 음담이 있는가 하면 상대방을 박박 긁어놓는 험담이 있고 게임이 끝난 후에는 잊지 못할 여담으로 19홀을 즐길 수 있어 오래 기억되고 또다시 기다려진다. 명문 골프장일수록 코스는 조용하고 클럽하우스는 우아한 분위기에서 담소하도록 되어있다. 그래서 명문 골프장의 평가기준에는 반드시 「클럽하우스 이용도 및 분위기」가 포함된다. 골프 라운딩에 네명(Foursome)이 한조가 되는 이유는 나보다 잘난 녀석, 못난 녀석, 그저 그런 녀석들이 어울려 서로 말장난을 주고 받도록 되어있으니 항시 즐거울 수밖에 없다. 더욱이 자연을 벗삼아 녀석들과 온갖 종류의 게임을 즐기는 것만도 행복한데 도우미들의 상냥함까지 곁들여지면 골프는 스포츠라기보다 가히 신선놀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술·여자·마약·도박같이 이 세상에서 중독되어서는 안되는 것중에 골프가 끼인다니 이를 어찌 부인하겠는가. 골퍼들이 만들어낸 말 가운데 유독 새를 지칭하는 단어들이 많다. 버디·이글·알바트로스…. 스코어 카운트에 이런 새들을 등장시킨 연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멋을 부리고 싶은 골퍼들 때문이 아닌가 싶다. 골프황제 잭 니클로스도 『높은 볼이 소망스럽다』고 하면서 샷의 피니시때 새를 높이 날려보내는 이미지를 강조한 바 있다. 인간의 자연에 대한 동경과 비상(飛翔)에 대한 갈망으로 골프용어에 새를 대상으로 삼은 게 아닐까 추측해본다. 골프란게 워낙 호사스러운 스포츠이니만큼 말장난들도 약간은 품위가 있어야 한다. 버디를 잡으면 버디 송(Song)이라도 불러 줄 수 있고 OB를 내는 이탈자에게는 멀리건이란 보너스를 던져줄 수 있어야 골프친구라고 말할 수 있다. 한때 우리들은 스코어 카운트 때 트리플보기 다음을 「기」자 돌림인 「뻐꾸기」라 불러 비기너들의 창피함을 달래주는 여유를 부렸다. 그런데 우리의 「뻐꾸기」가 「집에 가서 애 보기」로 바뀌었으니 세상 인심이 고약해진 것인지 아니면 말솜씨를 배우지 못한 것인지 알수가 없다. 【강화병원이사장】 <<영*화 '네고시에이터' 무/료/시/사/회 1,000명 초대(호암아트홀) 텔콤 ☎700-9001(77번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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