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이코노모스(사진) JP모간 아시아 지역 기관투자전략책임자는 "효율적인 자산배분을 통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금융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주문했다. 이코노모스 책임자는 지난 23년 동안 뮤추얼 펀드를 비롯한 펀드 상품을 개발하고 관리해온 투자전략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제1회 서경금융전략포럼'을 위해 22일 밤 홍콩에서 온 이코노모스 책임자는 '글로벌 금융 플레이어의 전제조건'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과도하게 수익을 좇는 전략은 바람직한 금융산업의 발전상이 아니다"라며 한국 금융시장의 발전 방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금융산업의 질적 발전을 이끌기 위해서는 전략의 초점을 고객만족이라는 가치에 둬야 한다"며 "고객만족은 짜임새 있는 자산배분과 뛰어난 리스크 관리를 통해 획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사의 탐욕 문제가 사회문제로 부각된 현 시점에서 '수익 지상주의'에 매몰된 금융회사의 행태에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이코노모스 책임자는 "금융 주체가 전략을 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산배분으로 이익의 80% 이상이 여기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자산배분의 주된 목적은 리스크 관리인데 결국 적정 수익률을 추구해야 금융산업의 건전한 발전이 뒤따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금융사의 사고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그는 "개별상품 하나로 시장을 잡으려는 대신 고객에게 솔루션 자체를 제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금융 서비스의 질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며 "금융사는 특정 투자대상에 구애 받지 않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아이디어 개발에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금융시장 경제주체 간 공조가 선행돼야 한다고 이코노모스 책임자는 지적했다. 금융사는 고객을 수익의 대상으로만 여기고 금융 당국은 금융사를 규제의 대상으로만 대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모든 주체가 공생할 수 있는 협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시장에 위험이 닥치면 특정 금융사나 금융 당국의 대책만으로 위기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강조하면서 "이해관계자 간 긴밀한 협조가 수반돼야 근본적인 처방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 발전으로 시장에는 정보가 넘쳐나는데 바람직한 금융시장은 이 정보를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곳"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금융사들이 다른 금융사의 능력도 활용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보를 수요에 맞게 가공하고 발전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금융사들이 리서치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리서치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범주의 리서치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정 연령이나 전공, 대학 출신으로만 리서치 인력을 꾸렸을 때 얻을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며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인재를 채용해 의견을 공유하고 거기에서 창의적인 결론을 도출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코노모스 책임자는 이 모든 것이 금융산업 전반에 '하나의 문화'로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객가치 우선, 효율적인 자산배분을 통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 경제주체 간 동조의식 등이 금융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이날 강연의 요지였다. 그는 강연 말미에 "한국 금융사들이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작은 니즈 하나에도 올바른 솔루션을 제공해줄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조언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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