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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가 글로벌 정유회사인 쉘(Shell)과 손잡고 윤활기유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기존 정유사업 위주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오일뱅크는 7일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권오갑 사장과 마크 게인즈버러 쉘 이스턴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일일 2만배럴(처리용량 기준) 규모의 윤활기유 합작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사는 다음달 합작법인 '현대쉘베이스오일(가칭)'을 설립하고 오는 10월 충남 대산공장 부지에 윤활기유 공장 착공에 들어간다. 2014년 가동을 목표로 일일 2만배럴 규모의 윤활기유를 생산해 쉘의 윤활유 공장에 원료로 공급하는 동시에 쉘의 유통망을 활용해 세계로 수출하는 등 마케팅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총 투자비는 설계작업 이후 최종 산출되며 현대오일뱅크와 쉘이 각각 6대4의 비율로 출자하고 경영권은 현대오일뱅크가 갖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윤활기유 제품 대부분을 최대 소비국인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 수출해 상업가동 다음해인 2015년부터 7,000억원이 넘는 매출과 8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윤활기유 합작사업은 지난해 제2 고도화설비 상업가동과 일본 코스모오일과의 BTX 합작사업, 울산신항 대규모 유류저장 사업에 이어 현대오일뱅크가 현대중공업그룹 편입 이후 가속도를 내고 있는 고부가가치 신규사업이다. 특히 최근 윤활유 사업은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정유사들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실제로 정유사 매출의 80%가량을 차지하는 정유사업의 영업이익률이 1~3%에 불과한 반면 윤활유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20~30%대에 달한다.
권 사장은 "현대중공업 편입 이후 석유정제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혁신하고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창출하는 데 노력해왔다"며 "윤활기유 사업 진출은 현대오일뱅크가 종합 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활기유는 고도화 공정에서 나오는 잔사유를 재처리해 만들어지는 것으로 윤활유 최종 완제품의 기초 원료다. 윤활기유에 각종 첨가제를 혼합하면 자동차나 선박, 산업용 윤활유 완제품이 된다. 최근 세계적인 자동차 수요 증가와 환경 규제 강화 움직임에 힘입어 고품질 제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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