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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도 소비도 안갯속… "3.7% 밑돌수도"

■ 한은, 내년 성장률 전망 대폭 하향 조정<br>내년 상반기 수출 2,757억弗로 0.7% 증가 예상<br>경상수지 흑자도 52% 급감 130억弗에 그칠듯<br>민간소비 회복 기대 하지만 가계빚 많아 장담못해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대폭 하향 조정하는 등 시각 교정에 들어갔다. 한은은 지난 7월 성장률 전망치에서 올해 4.3%, 내년 4.6%를 달성할 것으로 다소 낙관적으로 전망했지만 9일 내놓은 2012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는 올해 3.8%, 내년 3.7%에 그칠 것으로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4.0%) 수준에서 이탈해 3.0%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미국 경기침체와 유럽 재정위기 사태로 성장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수출 전선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한은은 내년에는 물가의 고공비행 추세가 다소 진정되면서 민간소비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900조원에 달한 가계부채를 감안하면 희망 사항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성장률이 3.7% 아래로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대한민국호 주요 동력인 수출이 흔들=한은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깎은 이유는 가장 큰 수출시장인 미국과 유럽연합(EU)이 흔들리고 있는데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신흥국으로 전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통관 기준 수출규모는 5,56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5,790억달러로 4.0%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상반기의 경우 수출은 2,737억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23.7%나 급증했지만 내년 상반기에는 수출이 2,757억달러로 0.7%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2~4월 유로존(유로 사용 17개국) 국가들이 발행한 채권 만기가 대거 돌아오는 상황에서 이들 지역의 금융불안이 실물경제 위축을 초래해 수입수요를 급감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우 한은 조사국장은 "유럽 과다 채무국의 상황이 내년 1ㆍ4분기에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성장 전망의 하방 리스크가 크다"며 "내년도 3.7% 성장률 전망치가 상승하기보다는 내려갈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꼬일 대로 꼬인 유럽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더욱 악화될 경우 한은이 전망한 3.7% 성장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상품수지뿐 아니라 서비스 수지도 불안하다. 올해의 경우 서비스수지 적자는 47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내년에는 6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올해 272억달러에서 52%나 급감한 13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수출의 성장률 기여도가 올해 2.8%에서 내년에 1.6%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 것은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민간소비 회복 "글쎄"=한은은 수출전선이 삐걱거리고 있지만 내년에는 물가하락으로 민간소비가 살아날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희망사항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한은은 올해 민간소비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하고 내년에는 3.2%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올해 4.0%에서 내년 3.3%로 둔화되면서 실질소득이 늘어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상우 국장은 "내년 임금은 올해보다 조금 올라가고 물가상승세는 올해보다 둔화돼 실질소득이 늘어날 것"이라며 "예전과 달리 소비자들이 늘어난 소득의 대부분을 바로 소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시각에 대해서는 반론이 만만찮다. 올해 가계부채가 900조원을 넘어서고 이자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가 떨어진다고 해서 민간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정부와 한은이 재정ㆍ통화 정책을 통해 경기부양에 나설 수 있는 수단이 제한돼 있다"며 "물가가 둔화되더라도 소비는 그리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고용사정도 암울하다. 한은은 올해 취업자 수는 40만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내년에는 28만명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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