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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내수 살리기 팔 걷었다] 농특산물 사내 판매… 콘도 할인 행사… "투자 병행돼야" 지적도

내달 경제 5단체장 회의서 특위신설 등 조직화도 논의<br>상반기 투자 크게 위축… 올 초 계획 집행 독려… 유턴기업 투자 유치 필요



재계에서는 이미 대기업 중심으로 내수 살리기 활동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삼성 등 주요 그룹은 재래시장 상품권 구매 등으로 돈을 푸는가 하면 국내에서 휴가 보내기 캠페인 등을 펼치며 정부의 내수 진작 정책을 적극 뒷받침하고 있다. 여기에다 경제 5단체는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단체장회의 등을 통해 민간 기업 차원의 내수 살리기 노력을 조직화하는 한편 이를 확산시키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재계의 내수 살리기 효과에 대한 기대도 크다. 경제단체의 한 관계자는 "삼성의 경우만 해도 직원이 21만명이고 협력업체 직원까지 합치면 70만명에 달한다"면서 "기업 임직원들이 재래시장을 찾고 국내 관광에 나선다면 내수 활성화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국내 소비' 유도=기업들은 직원들이 국내에서 소비를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추석에도 재래시장 상품권을 전임직원에게 지급한다. 이를 통해 삼성이 시중에 푸는 자금은 500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또 내수 활성화를 위해 임직원이 해외에서 휴식을 취하기보다는 국내에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관광지 정보를 삼성그룹 공식 블로그에 연재하고 있다.

LG전자는 사업장이 있는 지역의 특산물을 임직원에게 소개하는 방식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LG전자 평택디지털파크는 최근 평택시와 협의해 임직원 및 가족이 참여하는 대규모 사내 행사에 평택 쌀과 호박ㆍ오이 등 지역에서 생산한 농특산물을 선보이고 직접 판매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올 여름 휴가를 국내에서 보내자는 내용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30일부터 오는 8월3일까지인 하계 휴가 기간을 전후해서는 각 사업장별로 국내 유명 해수욕장에 휴양소를 직접 마련한다.

이와 함께 현대ㆍ기아차는 임직원들이 전국 주요 호텔과 콘도를 할인된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사보와 인트라넷 등을 통해 숨겨진 국내 휴가 명소를 소개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현대ㆍ기아차는 지난 1월 설을 앞두고 각각 56억5,000만원, 37억원어치의 재래시장 상품권을 구입해 전임직원 및 협력업체 직원에게 제공, 서민경기 활성화에 힘을 보탰다.

롯데그룹은 전사적으로 '국내 휴가 장려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룹 계열사 임직원에게 올 여름휴가시 해외 여행을 자제하는 대신 롯데관이 설치된 여수엑스포 관람 등 국내 여행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 밖에 포스코와 STX 등도 재래시장 상품권 구매 등으로 내수시장 활성화를 돕고 있다.

한편 경제단체는 새로운 내수 살리기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한편 기업의 노력이 1회성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상시화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달 초 위원장단 간담회를 통해 '내수 살리기 특별위원회' 신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별위원회가 민간 기업의 내수 살리기 노력을 주도하는 한편 내수 진작에 필요한 각종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내놓을 수 있다는 게 대한상의 측의 설명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특별위원회 신설을 포함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취합한 후 다음주 경제5단체 실무회의를 통해 실행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각적인 대책으로 기업 투자 병행돼야"=다만 경제전문가들은 내수를 살리기 위해서는 기업의 지속적인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제 5단체 부회장단도 이날 회의에서 "하반기 경제가 불확실해 기업들이 투자를 유보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올 초 계획한 투자를 차질 없이 집행하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대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의 투자는 크게 위축됐다. 최근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상장법인의 신규 시설투자 금액은 6조1,299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0조7,897억원)에 비해 무려 70.5%나 줄어든 수치다.

이는 특히 해외 수출 비중이 크고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대기업일수록 시설투자를 크게 줄인 것으로 기업의 투자심리 위축이 얼마큼 심각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결국 하반기 기업의 투자가 되살아나야 내수 시장도 회복세를 띨 수 있다는 관측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기간산업연구실장은 "시장 여건상 내년 상반기까지는 정보기술(IT) 등 일부 업종의 기업을 제외하고는 적극적인 투자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다만 중국 진출 후 유턴하는 국내 기업이나 외국 기업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전체 투자 볼륨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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