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캐피털업계 2위인 아주캐피탈을 이끌어온 이윤종(사진) 사장에게 지난 1년은 '시련의 시간'이었다. 모회사인 아주그룹 측에서 갑작스럽게 매각을 선언하고 뒤이어 우선협상대상자로 일본계 자본인 J트러스트가 선정됐지만 좀처럼 결말을 내지 못한 탓이었다.
매각 대상으로 공격적 경영은 불가능했고 그 사이 복합할부 등 뜨거운 이슈들이 줄지어 이어졌다. 협상이 그룹 중심으로 이뤄지다 보니 답답함은 더했다. 그나마 협상은 지난 13일 최종 결렬됐다.
이 사장은 그래도 담담했다. 그는 매각 결렬에 대해 "관건은 가격이었지만 세부적인 계약조건도 합의가 잘 안 됐다"며 "최근 들어서는 일본계 자금의 인수합병(M&A)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도 사회적으로 비판적인 인식이 커 매각 철회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각 철회에는 아주캐피탈이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경영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는 점도 고려됐다. 아주캐피탈은 지난해 리스크 관리 강화에 따른 비용 감소로 전년 대비 무려 두 배 이상 늘어난 3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이 사장은 "다행스럽게도 직원들이 하나가 돼 흔들림 없이 수익성을 개선해왔다"며 "한동안 M&A는 없을 것이며 올해는 매각 절차가 진행되기 이전으로 돌아가 경영에 매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올해 캐피털업계의 환경은 녹록지 않다. 여신전문업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경쟁 역시 치열해지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해 비용 절감으로 수익이 늘었지만 주력 분야인 오토금융의 수익성은 반대로 줄었다"며 "경영환경이 쉽지 않지만 우리는 상용차와 중고차 등 남들이 쉽게 할 수 없는 전문적인 오토금융을 강화하고 새로 진출하는 렌터카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 수익성 개선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주캐피탈은 연초 조직개편에서 상용차 가운데서도 수익성이 높은 버스영업을 위해 전담조직을 만들고 지난해 10월부터 전담팀을 만들어 영업을 준비해온 장기렌터카 분야에서도 다음달 중으로 신상품을 출시,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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