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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C&C에 근무하는 박미현 과장(34)은 오전 9시께 회사 건물 3층에 있는 사내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긴다. 아침부터 아이와 전쟁하듯 출근한 박씨는 한숨을 돌리기 위해 사내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휴식을 취한뒤, 9시30분이 넘어서야 사무실에 들어선다. 박 과장은 "회사가 어린이집을 운영해주는 데다 출근시간도 조정이 가능해 워킹맘에게는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IT 서비스 업체인 SK C&C가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들을 위한 홈퍼니(Home+Company)를 선도하고 있어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SK C&C는 지난 2005년 IT 서비스 업계 최초로 사내 어린이집을 설립했다. 설립 당시 49명이던 정원이 올해는 76명으로 확대됐다. 아침마다 가족 식사에 아이와 본인 출근준비까지 전쟁을 치르는 워킹맘 위해 유연근무제도 도입했다. 주 40시간 근로를 기준으로 출퇴근 시간을 30분 단위로 조정할 수 있다. 박 과장은 출퇴근 시간을 각각 오전 10시와 오후 7시로 한시간씩 늦춘 사례다. 출근 일수 자체를 조정하는 '탄력근무'도 가능하다. 부서 특성에 따라 업무가 폭주할때는 휴일과 야간근무를 집중적으로 해 근무일수를 채우고, 업무량이 적을 때는 출근을 하지 않거나 근무시간을 줄이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인 휴직도 자유롭다. 현행 법상 육아휴직 대상은 6세 이하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인데, SK C&C는 자체적으로 대상을 8세 이하까지 확대했다. 회사 눈치를 보며 육아휴직 신청을 꺼리는 여직원들을 위해 별도의 신청 없이도 1년간 육아휴직을 보내는 '육아휴직 자동전환제'도 실시해 실효성을 높였다. 아이가 없는 기혼여성을 위해서는 '난임 휴직제도'를, 임신한 여직원에 대해서는 업무를 줄여주는 근로시간 단축허용제도'도 실시하고 있다. 문연회 SK C&C 인력본부장은 "IT 서비스 기업은 인력이 곧 경쟁력"이라며 "우수한 여성 인력이 가정 때문에 일을 포기하지 않도록 가족 친화적인 경영문화를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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