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을 되찾았다. 지난 2001년 외환위기 이후 불어 닥친 유동성 위기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지 9년만이다. 16일 현대건설 채권단은 조선호텔에서 현대그룹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자동차 컨소시엄을 예비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관련기사 4ㆍ5면 이번 인수희망서에서 두 그룹 모두 5조원 이상을 써냈지만 현대그룹이 현대자동차 보다 수천억원 가량을 더 높게 써낸 것으로 채권단 한 관계자는 말했다. 이는 시장에서 추정해 왔던 4조원 안팎 보다 훨씬 높은 금액이다. 시장전문가들은 그룹의 신성장동력과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한 현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양쪽의 가격차이가 워낙 컸다”며 “자금조달 부분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써서 일일이 확인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될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로 기존 현대상선 중심의 매출구조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지분 8.3%를 보유한 현대건설을 인수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방어하는데도 성공했다. 아울러 자산규모가 22조3,000억원으로 늘어나 재계순위도 기존 17위에서 두산과 한화에 이어 12위로 단숨에 도약했다. 채권단인 외환은행의 김효상 여신관리본부장은 “이달 중에 현대그룹 컨소시엄과 양해각서 체결하고 본실사와 본계약을 거쳐 내년 1ㆍ4분기까지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채권단 발표 후 보도자료를 통해 “고(故) 정주영, 정몽헌 두 선대 회장이 만들고 발전시킨 현대건설을 되찾았다”며 “현대그룹의 적통성을 세우고 옛 영광을 재건할 수 있도록 현대건설 임직원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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