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가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이유로 유상증자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에 따라 현대엘리베이터가 현재 추진 중인 국내외 사업에 차질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22~23일 예정된 985억6,000만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사유는 지난 달 11일 쉰들러 홀딩 아게가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공모일자까지 법원의 가처분 신청 결과가 나오지 않아 유상증자 계획을 미뤘다.
문제는 자금조달 계획이 늦춰지면서 현대엘리베이터의 국내외 사업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현대엘리베이터는 유상증자 자금조달 금액 가운데 각각 300억 원과 200억 원을 올 상반기 브라질ㆍ중국 등 현지법인 지분투자에 사용, 신규 공장 장비구입과 노후화 시설 교체 등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유상증자 공모일자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자금 조달 계획 변경이 불가피하다. 또 일부 자금(300억 원)을 오는 7월29일 만기가 도래하는 만기 회사채 상환에 쓰려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음달 승강기 제작용 원재료 구입 등에 활용하려던 239억 원 가량도 금융권 차입이나 회사채 발행 등 다른 자금 조달처로 바꿔야 처지에 놓였다.
현대엘리베이터 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4월 중순쯤 법원 결과가 나올 거라 예상했지만 그렇지 않아 유상증자 일정을 연기했다”며 “현재는 신주발행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일지 여부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으로 현재 특별히 밝힐 만한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유상증자가 계획대로 진행될지 여부는 1차적으로 법원이 가처분을 받아들일 지에 달려있다”며 “쉰들러 홀딩 아게가 신주발행 무효화를 골자로 지난 16일 제기한 소송 결과에 따라 최종적으로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지가 판가름 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유상증자 무기한 연기 소식에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3.56%(2,700원) 오른 7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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